북한이 오는 9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될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참석하게 된다고 4일 밝혔다.
이날 북한은 노동신문 1면에 “김영남 동지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위대한 조국전쟁승리 70돌 경축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대통령궁 공보실 관계자는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가 전승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은 최종적으로 ‘대외적 국가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파견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북한이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파견한 것은 외교적 의전을 갖춰 김 제1비서가 불참에 따른 북·러관계 경색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로서 김 제1비서의 모스크바 방문을 두고 석 달 넘게 ‘밀당’을 거듭했던 북·러 양국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김영남 대참’ 카드로 일단은 봉합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지난 주 러시아 당국이 김 제1비서의 불참 사실을 밝힌 이후 ‘미사일 판매·원유 등 경제지원 등 사전 조건이 맞지 않아서 협상이 깨졌다’는 식의 해석이 잇달아 제기되며 급물살을 타던 북·러관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나온다.
한편 이날 북한이 지난 2013년부터 진행중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 증축공사가 완공되려면 앞으로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부 당국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북한에서 이와 관련한 움직임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고 파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북한이 추가적인 장거리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는 없는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매체들은 지난 3일 김 제1비서가 새로 건설된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시찰했다고 전한 바 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제1비서가 이 자리에서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국으로서의 우리의 지위는 적대세력들이 부정한다고 해서 결코 달라지지 않으며 우주개발사업은 그 누가 반대한다고 해서 포기할 사업이 아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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