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가 미국 방문도중 평일에 골프를 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홍 지사는 지난주 수요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무상급식 '접전'을 벌인 뒤 이튿날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도착한 첫날 바로 골프를 쳤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홍준표 지사가 문 대표와 무상급식과 관련해 나눈 말을 다시 들어보죠.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연합 대표(어제)
- "어른들 정치 때문에 경남의 아이들만 혜택 받지 못한다 그러면 그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되고요."
▶ 인터뷰 : 홍준표 / 경남도지사(어제)
- "밥보다도 공부가 우선이 아니냐."
밥보다는 공부라고 했던 홍 지사 말을 빗대어 일하러 갔지, 골프치러 간 것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골프를 친 날도 금요일 평일입니다.
홍 지사의 금요일 공식 일정은 두 개였습니다.
미 해병대 1사단 방문과 해외 바이어접견 두 가지였습니다.
미 해병대는 다녀왔고, 다른 일정은 어떻게 됐을까요?
경상남도의 해명입니다.
▶ 인터뷰 : 정장수 / 경남도지사 비서실장 (오늘)
- "공식일정을 마치고 금요일 오후에 지금 추진하고 있는 팍스사의 진해 글로벌 테마파크 투자를 유치한 미국주재 경남통상자문관의 요청으로 본인이 회원인 어바인시 소재 골프장에서 골프모임을 가졌습니다.
금요일 일정이 애초 오전에 모두 끝나게 잡았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골프를 쳤다는 걸까요?
이 부분은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경상남도는 이 골프 모임조차 비즈니스 일정이었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장수 / 경남도지사 비서실장 (오늘)
- "모임은 지사님과 친지 방문 차 개인일정으로 LA를 방문 중인 지사님 사모님, 그리고 통상자문관과 자문관이 동반한 한 명 등 네 명이 참석한 비공식 비즈니스 일정이었습니다."
부인이 경상남도의 비즈니스 일정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부인은 왜 동행했을까요?
경남도의 해명은 부인이 현지 친지방문을 위한 개인 방문이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부인의 비행기 비용은 누가 냈을까요?
정말 열흘간 일정동안 부인은 잠시 만난 것이었을까요?
골프 접대를 받은 것인지도 좀 더 확인해야 합니다.
먼저 경상남도의 해명입니다.
▶ 인터뷰 : 정장수 / 경남도지사 비서실장 (오늘)
- "비용은 회원 할인과 트와일라잇할인을 적용받아 1인당 95불이었고 지사님이 400불을 현금으로 내서 통상자문관에게 결제하도록 했습니다."
비즈니스 일정이었는데, 왜 홍 지사가 개인 돈으로 현금 400달러를 줘서 계산을 했을까요?
경상남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공금을 써도 문제될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왜 개인 돈을 썼는지 궁금합니다.
홍 지사는 사실 골프를 좋아합니다.
주로 건강을 위해 골프를 즐긴다고 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에서 라운딩을 했을 당시 10번 치면 9번은 이겼다고 자랑할 정도입니다.
연습장 한 번 가지 않고 별도의 골프 레슨 없이 책으로 독학했다고도 했습니다.
책으로 독학할 정도면 골프를 꽤나 좋아한다고 볼 수 밖에요.
이런 홍 지사가 2006년에는 이해찬 당시 총리가 골프를 친 것을 문제삼아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당시 한나라당 의원 (2006년)
- "저는 (총리처럼) 브로커와 놀아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이해찬 / 당시 국무총리 (2006년)
- "인신 모독 하지 마십시요 (인신 모독이라뇨! 지금 총리께서 말씀하시는게 잘못된거 아닙니까!) 누가 브로커하고 놀아났다는 말입니까! (놀아났다고 했습니까!) 그럼 뭐라고 하신겁니까! (총리하고 브로커처럼 저는 골프친 일이 없다 이겁니다!) 브로커하고 놀아난 적 없어요. (놀아났잖아요 골프치고.) 언제 놀아났어요!"
▶ 인터뷰 : 이해찬 / 당시 국무총리 (2006년)
- "홍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 당했지만 저는 5번의 선거에서 한번도 그런 적이 없습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당시 한나라당 의원 (2006년)
- "'(이 총리님이) 선거법 위반한 적은 없어도, 브로커 하고 놀아난 적은 있다' 이겁니다. "
그렇다면 홍 지사가 이번에 가친 친 비즈니스 골프는 누구랑 친 걸까요?
통상자문관이 데려온 나머지 한명은 누굴까요?
브로커일까요? 아니면 비즈니스 관계자일까요?
경상남도는 아무 문제가 없는 골프였고,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 인터뷰 : 정장수 / 경남도지사 비서실장 (오늘)
- "선별적 무상급식이라는 정책적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변질시키기 위해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무상급식을 정치적 문제로 격상시킨 것은 홍 지사였습니다.
그리고 도지사가 부인과 해외에서 고급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 논란을 일으킨 것도 홍 지사였습니다.
누군가 정략적으로 먼저 저지른 얘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야당은 이래서 김영란법이 필요한 것이라며 공세를 하고 있지만, 이런 공세와 무관하게 홍 지사가 귀국하는대로 이번 골프 모임의 성격에 대해 한 번 해명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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