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생들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자국 정부가 충분히 배상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연구팀과 대한민국 홍보 연합 동아리 '생존경쟁'팀은 한·일 수교 50년을 맞아 지난달 13일부터 열흘 동안 양국 대학생 각 250명을 대상으로 서울과 도쿄의 중심 거리에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설문조사를 했다.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로 자기 기입식 설문지법을 활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조사팀은 양국 대학생에게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일본의 대학생들은 "일본 정부는 이미 충분히 배상”(37.6%)했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는 언급을 원치 않는다”(30.0%)고 응답했다.
반면 한국 대학생의 94.4%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일본 대학생 32.4%가 같은 답을 한 것과는 확연한 인식 차이가 났다.
서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일본 정부의 책임 회피와 역사 왜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서 삭제하고 그러한 사실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양국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역사 교과서 개정이나 일본군 위안부 강제성 부정 등 아베 총리의 역사관에 근거한 한국에 대한 외교 정책'을 묻는 항목에 일본 대학생(50.4%)과 한국 대학생(64.8%) 반수 이상이 "한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일본 대학생들은 "논란이 있으나 일본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하다”, "올바른 방향이므로 지지한다”(각 18%)라고 아베를 두둔하는 견해를 밝혔지만 13.6%는 "국제 사회에서 이미지 타격으로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양국 이미지와 관련, 한국 대학생들은 보통(40.8%)·나쁘다(37.6%)·좋다(11.6%), 일본 대학생들은 보통(36.4%)·좋다(32.4%)·나쁘다(14%)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양국의 관계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한국 대학생들이 "독도, 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 인식 차이”(78.4%)라고 꼽은 것에 반해 일본 대학생들은 같은 의견(46.4%)을 피력하면서도 "아베 정권의 정치적 성향”(19.2%), "국민 간의 감정”(18.8%), "각 분야의 경쟁 구도”(15.6%)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양국 젊은이들은 "역사 공동 연구”(이하 한국 58.4%·일본 32.0%), "정상회담 추진”(20%·25.6%), "민간 교류 확대”(13.2%·22.8%), "문화 콘텐츠 교류”(4.4%·10.8%), "경제 협력”(4%·8.8%)이라는 해법을 내놨다.
지난 50년간 양국 교류의 중대한 사건을 묻는 항목에 한국 대학생들은 한일 수교 체결(38%), 월드컵 공동 개최(30.8%)를 꼽았고, 일본 대학생들은 월드컵 공동 개최(34%), 한일 문화 개방(28.8%)을 골랐다.
한국 대학생들은 '일본 하면 떠오르는 인물'에 아베 총리(68.4%), 피겨 선수 아사다 마오(12%),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4.8%) 등을 꼽았고 일본 대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24.4%), 김연아(18.8%), 배용준(14.4%), 카라(12.0%), 이건희 회장(10.8%), 싸이(9.2%) 등을 선택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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