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치집단이든지 국민과 충분히 소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또는 목적지향적 관점이 국민이 바라보는 눈높이 다를 때는 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국민보고 맞추라고 할까요? 아니면 국민 눈높이에 당사자가 맞춰야 할까요?
청와대에서 또 한 명의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송광용 교육문화수석비서관입니다.
송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캐나다로 떠나는 날 사의 표명을 했고,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고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청와대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송 수석이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
더 이상의 설명이나 브리핑은 없었습니다.
송 수석은 사표를 내기 하루 전날에 MBN 기자와 식사를 하며 업무와 관련해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런 송 수석이 왜 돌연 사표를 냈을까요?
임명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지금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 수석이 갑자기 사표를 냈는데 이유를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갖가지 추측이 나돕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갈등설, 전교조 대응 미숙에 이어 최근에는 과거 대학 총장으로 있을 때 개인 비리와 연관됐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왜 청와대는 사람이 바뀔 때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지난해 1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최대석 인수위원이 사퇴할 때도 그랬습니다.
▶ 인터뷰 : 윤창중 / 당시 대통령 인수위 대변인
- "일신상의 이유이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적인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서…."
작년 3월에는 이종원 홍보기획비서관이 출근 첫날 내정이 철회됐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천해성 당시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국가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했다가 철회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인 이유이니 궁금해하지 말라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과거 개인 비리와 연관된 것이라면 인사검증 실패라는 비판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지극히 사소한 일때문이라면, 조금 더 친절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곧 국민과 소통이니까요.
폭행 사건 이후 세월호 유족의 소통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사건 목격자의 말만 들어보면 국민 여론은 결코 김 현 의원과 대책위 분들에게 호의적일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정00 / '대리기사 폭행사건' 최초 목격자(MBN 시사스페셜 인터뷰)
- "(폭행을 당했을 때 대리기사가 같이 싸웠습니까?) 싸울 수가 없죠 한 분이 멱살을 잡고 때리기 시작하니까 주위 분들 2~3명이서 달려들어서 때리기 시작하는데 발로 복부를 맞으셔서 쓰러진 상태였어요."
▶ 인터뷰 : 정OO / '대리기사 폭행사건' 최초 목격자
- "같이 경찰서에 가자고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경찰을 모시고 이 분들도 일행이니까 같이 가셔야 된다. 그러니까 그 경찰분에게 (김 현 의원이) 명함을 보여주시더라고요. (국회의원 명함을?) 네. 그 명함은 저도 받고요. 서로 간에 말이 오고가고, 또 다른 경찰분이 오셔서 저 태우고 가고"
이 말만 듣고 상황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당시 현장을 기록한 CCTV와 블랙박스가 있으니 곧 시시비비는 가려지겠죠.
세월호 참사 직후 아픔과 슬픔에 대해 많은 위로를 해줬던, 수많은 노란 리본을 단 국민이 지금 실망하고 분노하는 것은 그 시시비비 때문이 아닙니다.
대책위분들의 태도 때문입니다.
폭행 사건 이틀 뒤 당사자인 김병권 위원장은 경찰서 앞에서 처음 사과를 했습니다.
▶ 인터뷰 : 김병권 / 세월호 가족대책위 전 위원장(19일)
- "물의를 일으킨 점 국민과 유가족께 진심으로...심려를 많이 끼쳐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하고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건 직후 최대한 빨리 국민에게 사과했어야 합니다.
또 대리기사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해야 했습니다.
김병권 위원장의 고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좀 과장됐더라도 차라리 엎드려 사죄의 절을 했으면 하는 게 국민 바람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국정원 개입이니, 저들의 함정이니 하는 말들은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사건 당일인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CCTV를 확인했지만 일방적인 폭행은 아니었다. 물론 저들이 준비해놓은 함정일 수 있다. 하지만 유가족 모두는 어느덧 공인이다. 폭행사건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비난과 욕이 쏟아졌습니다.
뒤늦게 김영오 씨도 민심을 확인했는지 지금은 무조건 잘못했다고 한다고 합니다.
폭행사건은 세월호법에 대한 여론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보다는 유족이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폭행 사건과 세월호특별법은 어느 기자의 말처럼 별개입니다.
"세월호 특별법의 내용이 옳다는 걸 설득하려면 세월호 유족 모두 생불이고 성인이어야 한다는 말인가. 어느 동네서 대리기사랑 다툼한 일까지 보도하다니 언론이 파고들 문제가 그렇게 없나"
이 기자의 말도 의미심장합니다.
그러나 이 기자가 놓치고 있는 게 있습니다.
국민 어느 누구도 세월호 유족을 생불이나 성인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봅니다.
오히려 슬픔이 너무 커 제 한 몸 가누지 못한다 해도 너그러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하는 태도인 것입니다.
국정원이니 함정이니 그런 말을 하는 태도인 것입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을 하면 그저 잘못했다고 합니다.
하물며 세간의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 더욱 조심하고, 더 더욱 상식에 기반해 행동해야 합니다.
폭행 사건이 있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대리기사에게 사과했더라면, 바로 국민에게 사과했더라면 일이 이지경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소통이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국민 눈 높이가 무엇인지 한번만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도 바로 소통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자신들의 정치적 또는 목적지향적 관점이 국민이 바라보는 눈높이 다를 때는 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국민보고 맞추라고 할까요? 아니면 국민 눈높이에 당사자가 맞춰야 할까요?
청와대에서 또 한 명의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송광용 교육문화수석비서관입니다.
송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캐나다로 떠나는 날 사의 표명을 했고,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고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청와대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송 수석이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
더 이상의 설명이나 브리핑은 없었습니다.
송 수석은 사표를 내기 하루 전날에 MBN 기자와 식사를 하며 업무와 관련해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런 송 수석이 왜 돌연 사표를 냈을까요?
임명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지금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 수석이 갑자기 사표를 냈는데 이유를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갖가지 추측이 나돕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갈등설, 전교조 대응 미숙에 이어 최근에는 과거 대학 총장으로 있을 때 개인 비리와 연관됐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왜 청와대는 사람이 바뀔 때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지난해 1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최대석 인수위원이 사퇴할 때도 그랬습니다.
▶ 인터뷰 : 윤창중 / 당시 대통령 인수위 대변인
- "일신상의 이유이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적인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서…."
작년 3월에는 이종원 홍보기획비서관이 출근 첫날 내정이 철회됐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천해성 당시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국가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했다가 철회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인 이유이니 궁금해하지 말라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과거 개인 비리와 연관된 것이라면 인사검증 실패라는 비판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지극히 사소한 일때문이라면, 조금 더 친절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곧 국민과 소통이니까요.
폭행 사건 이후 세월호 유족의 소통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사건 목격자의 말만 들어보면 국민 여론은 결코 김 현 의원과 대책위 분들에게 호의적일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정00 / '대리기사 폭행사건' 최초 목격자(MBN 시사스페셜 인터뷰)
- "(폭행을 당했을 때 대리기사가 같이 싸웠습니까?) 싸울 수가 없죠 한 분이 멱살을 잡고 때리기 시작하니까 주위 분들 2~3명이서 달려들어서 때리기 시작하는데 발로 복부를 맞으셔서 쓰러진 상태였어요."
▶ 인터뷰 : 정OO / '대리기사 폭행사건' 최초 목격자
- "같이 경찰서에 가자고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경찰을 모시고 이 분들도 일행이니까 같이 가셔야 된다. 그러니까 그 경찰분에게 (김 현 의원이) 명함을 보여주시더라고요. (국회의원 명함을?) 네. 그 명함은 저도 받고요. 서로 간에 말이 오고가고, 또 다른 경찰분이 오셔서 저 태우고 가고"
이 말만 듣고 상황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당시 현장을 기록한 CCTV와 블랙박스가 있으니 곧 시시비비는 가려지겠죠.
세월호 참사 직후 아픔과 슬픔에 대해 많은 위로를 해줬던, 수많은 노란 리본을 단 국민이 지금 실망하고 분노하는 것은 그 시시비비 때문이 아닙니다.
대책위분들의 태도 때문입니다.
폭행 사건 이틀 뒤 당사자인 김병권 위원장은 경찰서 앞에서 처음 사과를 했습니다.
▶ 인터뷰 : 김병권 / 세월호 가족대책위 전 위원장(19일)
- "물의를 일으킨 점 국민과 유가족께 진심으로...심려를 많이 끼쳐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하고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건 직후 최대한 빨리 국민에게 사과했어야 합니다.
또 대리기사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해야 했습니다.
김병권 위원장의 고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좀 과장됐더라도 차라리 엎드려 사죄의 절을 했으면 하는 게 국민 바람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국정원 개입이니, 저들의 함정이니 하는 말들은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사건 당일인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CCTV를 확인했지만 일방적인 폭행은 아니었다. 물론 저들이 준비해놓은 함정일 수 있다. 하지만 유가족 모두는 어느덧 공인이다. 폭행사건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비난과 욕이 쏟아졌습니다.
뒤늦게 김영오 씨도 민심을 확인했는지 지금은 무조건 잘못했다고 한다고 합니다.
폭행사건은 세월호법에 대한 여론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보다는 유족이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폭행 사건과 세월호특별법은 어느 기자의 말처럼 별개입니다.
"세월호 특별법의 내용이 옳다는 걸 설득하려면 세월호 유족 모두 생불이고 성인이어야 한다는 말인가. 어느 동네서 대리기사랑 다툼한 일까지 보도하다니 언론이 파고들 문제가 그렇게 없나"
이 기자의 말도 의미심장합니다.
그러나 이 기자가 놓치고 있는 게 있습니다.
국민 어느 누구도 세월호 유족을 생불이나 성인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봅니다.
오히려 슬픔이 너무 커 제 한 몸 가누지 못한다 해도 너그러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하는 태도인 것입니다.
국정원이니 함정이니 그런 말을 하는 태도인 것입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을 하면 그저 잘못했다고 합니다.
하물며 세간의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 더욱 조심하고, 더 더욱 상식에 기반해 행동해야 합니다.
폭행 사건이 있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대리기사에게 사과했더라면, 바로 국민에게 사과했더라면 일이 이지경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소통이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국민 눈 높이가 무엇인지 한번만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도 바로 소통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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