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전국 농어촌 구석구석을 돌며 민심대장정에 나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벌써 출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장정이 시작되고 나서 손 지사의 숙소는 농어촌의 마을 회관을 빌리거나 주변 여관이 고작이다.
민심을 듣기 위해 오늘 찾을 곳은 충청북도 보은의 한 탄광. 이동할 때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밑바닥 민심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인데, 오늘 이동수단인 택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터뷰 : 택시기사
-" 사납금 3만원."
인터뷰 : 손학규
-" 그럼 한 달에 수입이 100만원이 안 된다는 얘기네요."
민심의 소리를 들을 때면 언제나 꺼내드는 수첩. 벌써 8번째 갈아치운 수첩이다.
이렇게 아침 일찍 길을 나서게 되면 아침식사는 도시락으로 때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나마 제 때, 제대로 챙겨 먹는 경우는 드물다. 작업복도 갈아입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당연히 아침식사는 먹는 둥 마는 둥이다.
이른 아침부터 귀한 손님을 모시게 된 탄광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 아직은 외지 사람, 특히 정치인에 대한 경계심에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소장이 너무 긴장한 탓일까.
손지사 이름도 잘못 말하고 만다.
인터뷰 : 소장
-" 손석희의 100일 대장정"
같이 일하게 될 광부들과 대면하는 순간, 광부들의 경계심이 역력하다. 작업 대기실의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고 손지사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이 없다.
인터뷰 : 작업계장
-" 거기는 위험하니까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작업해야 한다."
손지사에게 내려진 지시는 동료 광부들의 일을 도우라는 것.
일하는데 방해하지 말라는 뜻이다.
드디어 궤도열차에 몸을 싣고 갱도 안으로 이동하는 시간. 작업장은 400m 지하에 이동시간만 20여분이 걸린다. 손 지사의 얼굴에도 긴장의 빛이 역력하게 묻어나고..
허리를 펴기도 힘들 정도로 좁은 작업장에 심하게 날리는 탄가루로 눈을 뜨기도 버거운 작업장. 얼른 마스크를 써 보는데 마스크 하나도 마음대로 안 된다.
대한민국에서 삽질 하나는 만등 안에 든다고 자신하는 손 지사. 서둘러 삽을 주어 들고 탄을 나르기 시작한다. 역시나 많이 해본 솜씨. 이제는 채굴기를 들고 본격적인 채탄 작업에 도전하지만. 처음 해 보는 채탄 작업이 마음대로 될 리가 없다.
인터뷰 : 손학규
-" 아이구 힘들다."
힘들기만 하고 별 도움이 되지 않자 손지사는 자신의 주특기인 삽을 다시 찾아 든다.
하지만 탄광일의 핵심은 역시 탄을 캐내는 채탄작업. 채굴기에 자꾸 눈이 간다.
탄광 안에서는 채탄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탄을 안전하게 캐기 위해서는 그 전에 작업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대로 갱 안을 튼튼하게 바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지대로 쓰기 위한 통발을 옮겨야 하는데, 불행히도 통발은 10 여 미터 아래 인차가 다니는 선로에 놓여있다.
인터뷰 : 광부
-" 왜 그렇게 굵은 걸 줬나?"
인터뷰 : 광부
-" 일을 시켜봐야 알지"
인터뷰 : 광부
-" 이제 됐어요. 지사님."
인터뷰 : 손학규
-" 필요하면 하나 더 가져올께. 미리 하나 갖다 두지 뭐"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손 지사를 보고 광부들은 조금씩 경계심이 풀리기 시작한다.
이미 트레이드 마크가 되 버린 손 지사의 '진정성'이 이제 슬슬 힘을 발휘하고..
인터뷰 : 광부들 대화
-" 대선후보 누가 이런데 찾아 다니나" "그럼. 군수도 안 찾아오는데"
마음이 조금씩 열려가는 광부들.
드디어 오전 작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기 위해 휴게실로 하나 둘 모여든다. 점심은 각자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 얼굴과 몸은 온통 탄가루로 뒤덮혔지만, 밥 맛이 꿀맛이라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
인터뷰 : 손학규
-" 음식 남기면 죄 받아"
열심히 땀 흘리고 먹는 점심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작업복을 다시 챙겨 입고 오후 작업에 투입될 시간.
인터뷰 : 손학규
-" 오전에는 할 줄 몰랐지만, 이제 익혔으니 오후에는 더 열심히 해야죠. 나는 하루 다녀가지만 매일매일 하는 이 분들이야말로 애국자 아닙니까"
그야말로 8시간의 막노동을 마치고 갱 밖으로 나온 순간, 시커멓게 변해버린 얼굴이지만 눈빛만은 살아 움직인다.
인터뷰 : 기자
-" 얼굴 보니까 어떠세요"
인터뷰 : 손학규
-" 멋있네"
일을 마치고 같이 일한 광부들과 한데 둘러앉은 자리. 고된 일을 마치고 난 후 피로를 푸는 데는 막걸리가 최고다.
인터뷰 : 손학규
-" 사수 부사수들이 오전 작업 때 만원 어치 일했다고 했다. 오후에 통발 무거운 거 하나 들어서 만원 어치 더 했다."
오전의 냉랭했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인터뷰 : 손학규
-" 남편 오늘 늦게 들어갈 겁니다"
일이 고된 날은 오히려 할 이야기가 더 많다는 손 지사.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일정으로 피곤할 만도 하건만 광부들과의 이야기는 끝날 줄 모른다.
내일 모레면 환갑인 손 지사에게는 분명 힘든 여정.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이 어떨지 물었다.
인터뷰 : 이은영 여사 (손 지사 부인)
-"뭐 아내가 되서 남편 걱정 하겠지만 이렇게 제가 바라보고 어떤 때는 부러워요. 세상을 이렇게 표표히 떠돌면서 자유롭고 또 사람들과 부대끼고 울고 웃는 게 몇 사람에게나 기회가 오게 될까. 스스로 만든 거지만 그렇게 만든 용기가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다. "
-“빨래를 가지러 가잖아요. 요새는 좀 덜해요. 여름에는 빨래를 비닐 봉지에 넣어서 꾸러미해서 큰 백에 가져오면 획 짐을 부려요. 어느 것은 모래 흙, 세탁기에 넣으면 나갈 정도로 베란다에서 호수로 세탁하고, 빨래로 우리는 뭔가 연애 편지, 편지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바라는 것은 100일 끝나서 금의환향이 아니고 정말 초라한 모습으로 저 끝에서 돌아온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래요.”
민심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기쁨 때문일까. 대장정이 더해갈수록 손 지사의 얼굴은 오히려 더 편해 보인다. 전국을 돌며 밑바닥 민심을 듣는데 충실했던 손지사. 이제 곧 정책으로 구체화될 민심의 목소리가 궁금해진다.
민심을 듣기 위해 오늘 찾을 곳은 충청북도 보은의 한 탄광. 이동할 때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밑바닥 민심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인데, 오늘 이동수단인 택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터뷰 : 택시기사
-" 사납금 3만원."
인터뷰 : 손학규
-" 그럼 한 달에 수입이 100만원이 안 된다는 얘기네요."
민심의 소리를 들을 때면 언제나 꺼내드는 수첩. 벌써 8번째 갈아치운 수첩이다.
이렇게 아침 일찍 길을 나서게 되면 아침식사는 도시락으로 때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나마 제 때, 제대로 챙겨 먹는 경우는 드물다. 작업복도 갈아입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당연히 아침식사는 먹는 둥 마는 둥이다.
이른 아침부터 귀한 손님을 모시게 된 탄광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 아직은 외지 사람, 특히 정치인에 대한 경계심에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소장이 너무 긴장한 탓일까.
손지사 이름도 잘못 말하고 만다.
인터뷰 : 소장
-" 손석희의 100일 대장정"
같이 일하게 될 광부들과 대면하는 순간, 광부들의 경계심이 역력하다. 작업 대기실의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고 손지사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이 없다.
인터뷰 : 작업계장
-" 거기는 위험하니까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작업해야 한다."
손지사에게 내려진 지시는 동료 광부들의 일을 도우라는 것.
일하는데 방해하지 말라는 뜻이다.
드디어 궤도열차에 몸을 싣고 갱도 안으로 이동하는 시간. 작업장은 400m 지하에 이동시간만 20여분이 걸린다. 손 지사의 얼굴에도 긴장의 빛이 역력하게 묻어나고..
허리를 펴기도 힘들 정도로 좁은 작업장에 심하게 날리는 탄가루로 눈을 뜨기도 버거운 작업장. 얼른 마스크를 써 보는데 마스크 하나도 마음대로 안 된다.
대한민국에서 삽질 하나는 만등 안에 든다고 자신하는 손 지사. 서둘러 삽을 주어 들고 탄을 나르기 시작한다. 역시나 많이 해본 솜씨. 이제는 채굴기를 들고 본격적인 채탄 작업에 도전하지만. 처음 해 보는 채탄 작업이 마음대로 될 리가 없다.
인터뷰 : 손학규
-" 아이구 힘들다."
힘들기만 하고 별 도움이 되지 않자 손지사는 자신의 주특기인 삽을 다시 찾아 든다.
하지만 탄광일의 핵심은 역시 탄을 캐내는 채탄작업. 채굴기에 자꾸 눈이 간다.
탄광 안에서는 채탄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탄을 안전하게 캐기 위해서는 그 전에 작업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대로 갱 안을 튼튼하게 바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지대로 쓰기 위한 통발을 옮겨야 하는데, 불행히도 통발은 10 여 미터 아래 인차가 다니는 선로에 놓여있다.
인터뷰 : 광부
-" 왜 그렇게 굵은 걸 줬나?"
인터뷰 : 광부
-" 일을 시켜봐야 알지"
인터뷰 : 광부
-" 이제 됐어요. 지사님."
인터뷰 : 손학규
-" 필요하면 하나 더 가져올께. 미리 하나 갖다 두지 뭐"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손 지사를 보고 광부들은 조금씩 경계심이 풀리기 시작한다.
이미 트레이드 마크가 되 버린 손 지사의 '진정성'이 이제 슬슬 힘을 발휘하고..
인터뷰 : 광부들 대화
-" 대선후보 누가 이런데 찾아 다니나" "그럼. 군수도 안 찾아오는데"
마음이 조금씩 열려가는 광부들.
드디어 오전 작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기 위해 휴게실로 하나 둘 모여든다. 점심은 각자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 얼굴과 몸은 온통 탄가루로 뒤덮혔지만, 밥 맛이 꿀맛이라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
인터뷰 : 손학규
-" 음식 남기면 죄 받아"
열심히 땀 흘리고 먹는 점심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작업복을 다시 챙겨 입고 오후 작업에 투입될 시간.
인터뷰 : 손학규
-" 오전에는 할 줄 몰랐지만, 이제 익혔으니 오후에는 더 열심히 해야죠. 나는 하루 다녀가지만 매일매일 하는 이 분들이야말로 애국자 아닙니까"
그야말로 8시간의 막노동을 마치고 갱 밖으로 나온 순간, 시커멓게 변해버린 얼굴이지만 눈빛만은 살아 움직인다.
인터뷰 : 기자
-" 얼굴 보니까 어떠세요"
인터뷰 : 손학규
-" 멋있네"
일을 마치고 같이 일한 광부들과 한데 둘러앉은 자리. 고된 일을 마치고 난 후 피로를 푸는 데는 막걸리가 최고다.
인터뷰 : 손학규
-" 사수 부사수들이 오전 작업 때 만원 어치 일했다고 했다. 오후에 통발 무거운 거 하나 들어서 만원 어치 더 했다."
오전의 냉랭했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인터뷰 : 손학규
-" 남편 오늘 늦게 들어갈 겁니다"
일이 고된 날은 오히려 할 이야기가 더 많다는 손 지사.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일정으로 피곤할 만도 하건만 광부들과의 이야기는 끝날 줄 모른다.
내일 모레면 환갑인 손 지사에게는 분명 힘든 여정.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이 어떨지 물었다.
인터뷰 : 이은영 여사 (손 지사 부인)
-"뭐 아내가 되서 남편 걱정 하겠지만 이렇게 제가 바라보고 어떤 때는 부러워요. 세상을 이렇게 표표히 떠돌면서 자유롭고 또 사람들과 부대끼고 울고 웃는 게 몇 사람에게나 기회가 오게 될까. 스스로 만든 거지만 그렇게 만든 용기가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다. "
-“빨래를 가지러 가잖아요. 요새는 좀 덜해요. 여름에는 빨래를 비닐 봉지에 넣어서 꾸러미해서 큰 백에 가져오면 획 짐을 부려요. 어느 것은 모래 흙, 세탁기에 넣으면 나갈 정도로 베란다에서 호수로 세탁하고, 빨래로 우리는 뭔가 연애 편지, 편지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바라는 것은 100일 끝나서 금의환향이 아니고 정말 초라한 모습으로 저 끝에서 돌아온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래요.”
민심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기쁨 때문일까. 대장정이 더해갈수록 손 지사의 얼굴은 오히려 더 편해 보인다. 전국을 돌며 밑바닥 민심을 듣는데 충실했던 손지사. 이제 곧 정책으로 구체화될 민심의 목소리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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