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인 디디추싱이 미국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앞두면서 네이버와 미래에셋금융도 3년 만에 2배 가까운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미래에셋금융은 3년 전 디디추싱에 약 280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판 우버'에 투자한 네이버·미래에셋…전세계 2위 업체로 올라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이르면 다음달 뉴욕증시에 상장한다. 전일 블룸버그는 디디추싱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 신청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IPO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이다.
디디추싱은 미국 증시에서도 오랜만의 '대어'로 꼽힌다.
디디추싱의 예상 기업가치는 700억~1000억달러(약 78조1900억~111조7000억원)로, IPO에 성공한다면 지난 2014년 상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이후 중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됐다.
디디추싱은 텐센트와 알리바바그룹이 각각 투자한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가 지난 2015년 합병한 기업으로 이듬해에는 우버의 중국법인인 우버차이나까지 품에 안았다.
현재 중국 내 차량공유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전세계 차량공유 서비스 2위 기업으로 올랐다. 일본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전세계 15개국, 4000여 개 도시에 서비스 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공유 서비스는 물론 자율주행차 개발, 전기차 충전소, 음식 배달 등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네이버와 미래에셋금융은 지난 2018년 미래에셋글로벌유니콘 펀드를 통해 2800억원에 디디추싱 지분 0.5%를 사들였다. 미래에셋증권(2430억원), 네이버(184억원), 미래에셋캐피탈(100억원) 등이 펀드에 참여했다.
투자 당시 디디추싱의 기업 가치는 560억달러(약 62조5520억원)로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 기업가치는 급격히 올라 최대 2배 가량의 수익이 예상된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네이버-미래에셋, 동남아에서도 '성투'…지분 동맹 굳건
네이버와 미래에셋은 말레이시아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인 그랩의 지분도 갖고 있다.
'동남아의 우버'인 그랩의 기업 가치는 396억달러(약 44조2530억원)로, 디디추싱처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차량공유 서비스 외에도 쇼핑, 음식 배달, 금융 사업에도 나선 상황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8년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통해 미래에셋증권과 그랩에 총 1억5000만달러(약 1675억원)를 투자해 그랩 지분 약 1.5%를 확보했다. 투자 시점보다 기업 가치가 3배 이상 커진 만큼 수익도 그만큼 늘게 됐다.
그랩은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에 나설 전망이다.
그랩은 미국 투자회사인 알티미터캐피털이 만든 SPAC 알티미터그로스와 합병해 나스닥 시장에 안착할 계획이다. 만약 상장에 성공하면 스팩 합병을 통한 전세계 상장 기업 중 가장 높은 기업 가치를 갖게 된다.
투자한 회사의 잇따른 IPO로 미래에셋금융이 드디어 네이버에 면이 서게 됐단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2017년 6월 네이버와 당시 미래에셋대우는 5000억원 규모의 지분맞교환을 실시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에 자사주 56만3063주(네이버 지분 1.7%)를 넘겼으며, 미래에셋대우 자사주 4739만3364주(미래에셋대우 7.11%)를 받았다. 이후 지난 4년여 동안 네이버 주가가 2배 이상 올라 미래에셋의 자기자본을 끌어올렸지만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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