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만 총 50개 넘는 시중은행 영업점이 문을 닫습니다. 금융당국이 은행 점포 폐쇄를 자제하도록 압박하고 폐쇄 절차도 까다롭게 만들었지만 은행의 영업점 폐쇄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주목됩니다.
어제(3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6월 21일 현대모터금융센터IKP·구리·광명·정자동·구로상가·봉천역·군자동 등 7개 영업점 문을 닫습니다. 이 은행은 같은 달 28일 강남대로·삼성노블카운티PB센터·분당미금·명일동·부천시청역·등촌파크·오목교역·침산동·사직중앙 등 9개 영업점을 폐쇄한다고 공지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과 2월에도 동부이촌동·회현동 출장소와 역삼동 지점을 인근 지점으로 통폐합한 바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분당정자지점을 두산타워금융센터로 통합했습니다. 5월 험프리스·삼성증권 삼성타운영업점, 6월 김포공항국내선·김포공항국제선 출장소 등 올해 말까지 30개 영업점을 폐쇄할 계획입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 25일 하루 만에 삼전역·천호동·검단사거리 등 영업점 20곳 문을 닫은 바 있습니다. 올 하반기 추가 점포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 원효로·함춘회관·신한PWM해운대센터·서울상수도사업본부·삼선교 등 점포 5곳을 줄였고 4월 1일에는 경기도청 출장소를 없앱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분기 경기 안산·서울 대치·동부이촌·동춘동 등 영업점 4곳을 통폐합했습니다. 2017년 전국 영업점을 3분의 1로 줄이는 대대적 구조조정 작업을 단행한 지 4년 만입니다. 이번 통폐합으로 씨티은행 영업점은 39개가 됐습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제주지방법원 출장소를 폐쇄했고 6월 말에는 충주와 구로동 지점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지난달부터 시중은행은 영업점을 폐쇄할 때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절차'를 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비대면·디지털 트렌드 속에서 영업점 통폐합 속도가 가팔라지자 금융당국은 '은행이 단기간에 급격히 지점 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점포 통폐합으로 고령자를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동절차를 마련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은 점포 폐쇄일 최소 3개월 전부터 2번 이상 고객에게 사전 통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까다로운 사전 절차 부담에도 은행들의 영업점 통폐합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사전영향평가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것은 은행으로선 매우 부담스럽지만 그럼에도 지점 폐쇄 결정은 미루거나 전면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비대면 거래와 디지털 금융이 일상화하면서 지점 통폐합은 시중은행의 당면 과제가 됐습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7100개였던 국내 은행 지점은 지난해 말 기준 6404개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에만 은행 점포 304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은행 지점 방문자가 급감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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