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테리어 시장에서 북유럽 스타일은 지난 십여 년 동안 공고한 위치를 지켜왔다. 인테리어 제품 이름에 '노르딕', '스칸디' 등의 단어가 들어가면 매출이 뛴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번드는 '아시아의 보물들'을 내세워 아시안 라이프 스타일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터키에서까지 아시안 스타일을 살린 리빙 제품을 찾는다.
박찬호 서울번드 대표는 "아시아에서 유래한 소재는 물론 제작기법, 나아가 아시아 문화까지 담을 수 있는 리빙 제품을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국내에 아시안 스타일을 알리는데 힘썼다면 앞으로는 전세계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번드는 주방, 식기, 침실, 욕실 등 5000종 이상의 리빙 제품을 취급한다. 국내외 브랜드 제품은 물론 명장과 협업해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하고 자체제작상품(PB)도 만든다. 한국 온라인몰만 운영하지만 전체 방문자의 해외 비중이 10%에 달하는데다 해외배송 판매 역시 최근 20%를 웃돌면서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결정했다. 해외 투자사와도 막판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한국사람에게 북유럽 스타일이 특정 국가보다는 하나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처럼 해외에서도 아시안 스타일은 비슷하게 인식된다. 유기그릇이라고 해서 한국 스타일이라고 떠올리진 않는 것"이라며 "도자기, 창호지, 대나무 등 전통 소재로 만든 상품을 아시안 스타일로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다. 세계화 영향으로 전통제품도 계속 변화하고 있는 만큼 옛 제품은 물론 변화하는 아시안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익대에서 가구디자인을 전공한 박 대표는 4세부터 19세까지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그는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도 리빙 제품에서 만큼은 해외수입이 많고 인테리어에 있어 아시안 스타일에 소극적이란 데 착안해 지난 2016년 서울번드를 창업했다.
박찬호 서울번드 대표 [사진 출처 : 서울번드]
박 대표는 아파트 대중화로 아시아 국가의 주거지역이 작아지면서 아시아의 홈 스타일링 제품 역시 미니멀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랫동안 쓰려고 하니 디자인도 단순해졌다. 이에 따라 큰 도자기 같이 특별한 공간을 장식하는 형태로만 주로 쓰이던 아시안 제품이 이제 해외에서도 생활 속에 녹아 들게 됐다. 아시아 음식이 인기를 끌고 글로벌 식문화가 비슷해지면서 식기나 커트러리에서도 국경이 사라졌다. 특히, 자연 소재를 활용한 아시안 스타일 제품은 최근 새로운 구매 트렌드인 환경친화성과 지속가능성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아시아 대표 리빙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인 서울번드는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북미시장 진출과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가전제품과 달리 리빙 제품은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는데 심리적 장벽이 존재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쇼핑이 대중화돼 해외 배송도 크게 늘었다"며 "해외 진출에 맞춰 코로나19 시대에 집안에서 음식을 하거나 쉬는데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브랜드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byk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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