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회삿돈인데 2억원대면 싸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수입자동차 성장세를 막지 못했다.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무엇보다 '억'을 넘어 '억억' 소리가 나는 슈퍼·럭셔리카는 판매가 '폭주'했다. 벤틀리, 람보르기니가 선보인 2억원대 차량은 '더도 덜도 말고 작년만 같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잘 팔렸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수입차는 지난해 총 27만4859대 판매됐다. 전년의 24만4780대보다 12.3% 증가했다.
판매 1위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다. 판매대수는 7만6879대로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1위 자리 수성에는 문제가 없었다.
BMW는 전년보다 32.1% 증가한 5만8393대를 팔면서 2위를 기록했다. 아우디는 전년보다 113.9% 증가한 2만5513대를 판매하면서 3위 자리에 안착했다.
폭스바겐(1만7615대), 볼보(1만2798대), 미니(1만1245대)도 1만대 이상 판매되며 수입차 시장 성장세를 견인했다.
벤틀리 벤테이가 [사진 제공=벤틀리]
총 판매대수는 적지만 슈퍼·럭셔리카 브랜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2억원대' 차종으로 폭풍 증가세를 기록했다.2억원대는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재규어 등 프리미엄·스포츠카 브랜드가 내놓은 고급 차량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다.
벤틀리 판매대수는 296대다. 국내에서는 2개 차종만 판매하지만 전년(129대)보다 129.5% 늘었다.
효자는 컨티넨탈 GT(2억5093만원)다. 판매대수는 171대다. 벤틀리 최초 SUV인 벤테이가도 125대 팔렸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사진 제공=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는 전년(173대)보다 75.1% 증가한 303대를 팔았다. 이 중 234대가 브랜드 최초 SUV인 우루스(2억5513만원) 몫이었다.가격이 4억~7억원대인 롤스로이스의 판매대수는 171대다. 전년보다 6.2%(10대) 느는 데 그쳤다. 수입차 평균 판매 증가율(12.3%)에 미치지 못했다.
롤스로이스 판매 1위 차종은 럭셔리 SUV인 컬리넌(4억7460만원)이다. 판매대수는 88대다. 국내 판매되는 수입차 중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로드스터(7억5846만원) 다음으로 비싼 롤스로이스 팬텀 EWB(7억3860만원)도 7대 팔렸다.
롤스로이스 컬리넌 [사진 제공=롤스로이스]
럭셔리카 구매자 10명 중 7명 이상은 '법인' 명의로 산 것으로 나타났다. 럭셔리카 3대 브랜드 중 가장 판매실적이 우수한 람보르기니의 경우 법인 구매 비중은 91%에 달했다. 벤틀리는 75%, 롤스로이스는 92%로 각각 조사됐다.법인 명의 차량의 경우 구입비, 보험료, 기름 값 등을 모두 법인이 부담한다. 세금 감면 혜택도 받는다.
단, 법인 차량은 세제 혜택이 있기 때문에 개인용도로 쓰는 건 위법이자 탈세다. 미국, 영국 등은 업무 차량의 '출퇴근 이용'도 사적 사용으로 간주한다.
국내 판매차종 중 몸값이 가장 비싼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로드스터 [사진 제공=람보르기니]
자기 회사라며 회사 자금으로 구입한 차량을 업무용이 아닌 개인용도로 이용하면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받는다.부모 회사의 자금으로 구입한 차량을 개인용도로 타고 다닌 가족도 처벌받을 수 있다.
실제 법인 자금으로 빌린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을 자녀 통학 등에 무상 사용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사주가 적발된 적도 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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