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8일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노딜' 여파로 2500억원대의 계약금 반환 소송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현산 측에서 법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락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 간담회에서 "소송이든 책임이든 저희는 계약 당사자가 아니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살려야 하는 (채권단) 책임자로서 사건이 조용히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금호산업과 현산 당사자간) 싸움없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또 "계약은 계약이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며 "싸울 때 싸우고 논쟁할 때는 논쟁하고 쿨한 마음으로 비즈니스를 끌고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산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이 노딜로 끝난 것은 아쉽지만 현재 아시아나항공 같은 중요한 기업을 허공에 계속 둘 수 없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투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일단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한 후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는 방향에서 통매각이든 자회사 분리매각이든 검토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제주항공을 포함한 저비용항공사(LCC) 지원과 관련해서는 "제주항공의 경우 기안기금 신청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직접 지원이 어렵고 기안기금 요건도 충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 인수에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하하(HAAH)가 투자 의향을 밝힌 가운데 산은에서 자금을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얘기를 듣고 있다"고 이 회장은 밝혔다. 그는 "투자 유치건은 쌍용차와 인도 업체 마힌드라가 한쪽이고, 잠재적인 투자자가 다른 한쪽으로 산은은 협상 주체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내용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 양해를 구했다.
이 회장은 이날 간담회 시작에 앞서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전기 만화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언급한 '우리(민주당)가 20년 해야 한다', 일명 '가자! 20년' 건배사 논란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했다. 그는 "발언에 실수가 있었다"며 "사려깊지 못한 발언을 사과드린다.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발언에 더 신중하고 원칙에 입각해 공정하게 주어진 책무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연임 후 향후 중점 추진 과제로는 코로나19 극복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후유증(테일 리스크) 관리, 스타트업에 대한 스케일업을 꼽았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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