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외식업주에게 받는 배달 수수료를 인상한 반면 라이더에게 주는 수수료는 삭감했다. 경쟁사 요기요 운영사와 합병을 앞두고 본격 적자탈출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8일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올해 배달 1건당 라이더가 받는 금액은 평균 4000원대로 지난해 말보다 1000원 가량 감소했다. 올해 건당 지급액은 지난해 전체 평균 4342원보다도 낮다. 대신 배차 1회당 배달 가능 건수의 상한선은 기존 2건에서 5건으로 늘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겨울 추위 속 근무하는 라이더들을 위해 배달비를 더 추가로 지급한 기간이 지난 1월 말부로 종료됐다"며 "프로모션이 한시적으로 운영된다는 건 이미 공지된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는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 소속이다. 지난해 말 기준 2283명의 라이더가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라이더들의 평균 월 소득은 379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주문 한 건당 고객이 라이더에 지불한 배달비는 평균 3214원이다. 여기에 자체 프로모션이 붙어 라이더 수수료는 한 때 5500원을 웃돌았다. 프로모션 종료에 따른 정상화지만 체감 수수료가 최대 30% 가량 낮아진 라이더들의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외식업주로부터 받은 배달 수수료 요금체계를 개편하고 정액제(월 8만8000원) 요금제 '울트라콜'에 건당 수수료(5.8%)를 받는 정률제 '오픈서비스'를 추가했다.
울트라콜 가입 업소명은 애플리케이션에서 30여개의 오픈서비스 가입 업소명 뒤에 노출된다. 외식업주로선 새 요금제인 오픈서비스에 가입할 수밖에 없어 꼼수 인상이라는 원성이 쏟아졌다. 예로 울트라콜 한 건을 구입하고 한 달에 1만원짜리 쌀국수 300개를 팔았을 때 광고비는 8만8000원이다. 그러나 오픈서비스 광고비는 한 그릇당 580원씩 17만4000원으로 오르게된다.
[사진 제공 =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의 잇단 수익성 강화 행보를 두고 본격적인 적자 탈출에 돌입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해석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36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2016년 이후 4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은 80% 증가한 5654억원을 기록했다. 경쟁 심화에 따른 쿠폰 발급과 배달 라이더 프로모션 등이 수익성 악화에 주원인으로 꼽힌다.배달의민족은 올해 경쟁사 요기요 운영사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앞서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인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부터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기업결합 심사에 나선다. 국내 배달앱 양대산맥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합계 시장점유율은 90% 이상이기 때문에 공정위 심사가 필수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배달의민족 배달 수수료 인상에 대해 "독과점의 횡포"라고 공개 비난하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현재 배달의민족 이용자들은 수수료 인상 항의 표시로 앱을 삭제하거나 전화로 주문하는 등 불매 운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배달의민족 수수료 체계 개편을 기헙결합 심사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수료 체계의 변화가 소상공인에게 어떤 부담을 주는지, 기업결합 이후 시장지배력 확대에 따라 가격 인상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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