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북부의 카이로 캣스킬(Katskill) 지역에서 3억 8500만년 된 초고대 나무의 뿌리 화석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나무 뿌리 화석으로는 제일 오래된 것으로, 지난 2012년 첫 발견된 길보아 숲 나무 뿌리 화석으로부터 도보 40분 거리에서 확인됐다. 버려진 채석장이었던 이곳은 지구 숲이 데본기 초기에 시작됐다는 증거로 연구되던 곳이다. 데본기는 고생대 네 번째에 해당하는 시기로 약 3억 9500만년 전부터 3억 4500만년 전까지를 말한다.
이 화석은 뉴욕주립박물관 직원 한 명이 발견했다. 캣스킬 지역 채석장을 지나가다 거대한 나무 뿌리 체계의 흔적을 보게 된 것이다. 이를 보고 받은 뉴욕 빙엄턴대 생명과학 명예교수 윌리엄 스타인를 비롯, 영국 카디프대 교수 크리스토퍼 베리와 제니퍼 모리스, 셰필드대 교수 조나탄 등으로 꾸려진 공동 연구팀이 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2012년 뿌리 화석 발견의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 북부의 카이로 캣스킬(Katskill) 지역에서 3억 8500만년 된 초고대 나무
윌리엄 스타인 박사는 "데본기 시대는 지구에 최초의 숲이 출현한 시기"라며 "특히나 카이로 숲이 생기면서 생태계, 지구 표면 및 해양, 지구 대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등 기후 전반에 있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카리로 숲은 지구 최초의 공룡이 나타나기 약 1억 4000만년 전부터 존재한 곳이다. 4억 년 전부터 곤충이 살았고, 수백만년 후 네 다리 생물이 땅을 밟았다.연구팀은 우선 나무 뿌리 화석이 보이는 위치 한 가운데에 양동이를 갖다 놨다. 그런 다음 지역 관리들이 차로 싣고 온 바위들로 화석 주변을 일일이 감싸게 했다. 일대 사륜차들로부터 뿌리 화석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러곤 흙 층을 조심스럽게 빗으로 쓸어내어 화석이 보다 선명하게 나타나도록 했다.
그 결과 뿌리의 주인은 멸종된 '아르케오프테리스'(Archaeopteris) 나무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아르케오프테리는 데본기 중간기에 살았던 고식물 중 하나다. 버섯 포자를 생산해내고, 앞사귀가 고사리 모양인 게 특징이다. 일대 3000평방 미터 삼림에서 '와티에자'(Eospermatopteris)라는 나무와 함께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선 캣스킬 지역에서 발견된 아르케오프테리스 나무 뿌리가 지구 진화와 생태계 변화를 이해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윌리엄 스타인 박사는 "아르케오프테리스는 고대 숲의 형성 과정을 밝히는 적절한 실마리가 돼줄 것"이라며 "캣스킬 지역을 계속 조사해 전 세계 화석 숲과 비교 연구를 수행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에 관한 논문은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19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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