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출신 장애인 모델`로 이름을 날린 마마 칵스씨가 암 투병 중 30세 나이로 사망해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생전 칵스씨의 런웨이 무대 모습./출처=보그·CNN
인공 다리를 하고 '장애인·흑인' 모델로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백악관 패션쇼 무대에 올랐던 30살 마마 칵스씨가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아프고 외로웠던 삶을 애도하고 나섰다.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아이티계 칵스씨는 14살 때 '폐암·골육종' 진단을 받았다. 당시 의사들은 "3주 정도 밖에 살 수 없다"고 했지만 칵스씨는 18세에 장애인 농구 선수로 활동했고 대학 졸업 후 석사 학위까지 받으면서 꿋꿋하게 살아 '흑인 출신 장애인 모델'로는 처음으로 미국 패션쇼 무대에 서기도 했다. 모델 일 외에도 사회적 소수에 대한 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운동가로 활동해왔다.
스무 해에 달하는 시간 동안 온 몸이 아픈 바람에 전쟁같은 삶을 살았던 칵스씨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사망했다고 가족들이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렸다. 앞서 13일 칵스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병원에서 다리와 배, 폐, 하대정맥 필터(IVC filter) 쪽에서 혈전이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혈전은 혈액이 혈관 속에서 굳는 증상을 말한다.
칵스씨는 10대 때부터 폐암과 골육종을 앓아온 탓에 다리를 절단했다. 골육종은 드물게 발생하는데 주로 다른 부위 암이 특히 다리 뼈 인근으로 전이되는 일종의 뼈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칵스 씨는 다리에 하대정맥 필터(심장과 연결되는 하대정맥에 혈전을 걸러주는 것)를 달고 살았다.
칵스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인기가수 리한나 씨등 수많은 팬들과 패션계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애도에 나섰다.칵스씨는 리한나 런칭 브랜드 `펜티 뷰티` 모델로도 활동했다. /출처=리한나씨 트위터
칵스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팬들과 패션계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그녀의 아프고 외로웠던 삶을 애도하고 나섰다고 미국 CNN과 영국 BBC가 21일 전했다. 영국 배우 자밀라 자밀(33)씨는 트위터를 통해 "나의 아름다운 친구 칵스는 가장 아름다운 모델이었다"면서 "암과 싸운 칵스는 하나의 전투기였다"고 애도의 글을 올려다. 이어 자밀씨는 "힘들게 병과 싸워온 칵스는 자금이 부족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탓에 두 번이나 일찍 퇴원해 투병하다가 사망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인기가수 리한나(31)씨도 인스타그램에 "여왕, 칵스. 자매여, 편히 쉬세요"라는 메시지를 올렸다.칵스는 자신의 투병 생활과 여행기, 장애인에 대한 생각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점점 팬들이 늘어나자 패션업계도 칵스를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메이크업 가게 '세포라'와 의류업체 '타미 힐피거', 영국 스파(SPA·패스트 패션) 의류브랜드 등이 그녀를 모델로 영입했다. 올해 2월에는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 서기도 했고 앞서 2016년에는 '흑인 출신 장애인 모델'로는 처음으로 백악관 패션쇼 무대에 서기도 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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