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임원 인사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12월 초 단행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 안팎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앞두고 있는 데다 최근 2주 사이 삼성전자 임원 5명이 구속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업계에선 이달 초 삼성전자 사장단·임원 인사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이후 12월 초 인사를 낸 관례를 고려하면 가장 유력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도 12월 6일 발표했다.
물론 이 시기에만 인사가 난 건 아니었다. 2011년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 사장 교체를 위해 경질성 인사가 7월 1일 단행됐고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6년에는 아예 인사가 없었다. 대신 5개월가량 늦춰진 이듬해 5월 11일 이뤄졌고 6개월 뒤인 11월에 또 한 번 실시됐다. 이 외에는 모두 12월 초였다.
이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삼성은 으레 12월 첫째 주 인사를 내왔다. 하지만 올해는 12월 중순이 지나서도 인사와 관련된 '물밑 소식' 조차 거의 들리지 않는다. 삼성 내부에서도 "인사가 언제 날지 정말 모르겠다",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내년 5월에 인사가 발표된다는 관측도 있다. 그나마 가장 유력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인사를 하지 않고 다음 해 5월로 미룬 바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장담할 수 없지만 회사 내부에서 내년 5월 인사가 난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 당장으로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4차 공판이 1월 17일에 잡혔고 1월부터 분식 회계 관련 재판도 진행될 예정이라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상훈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최근 총 5명의 삼성전자 임원이 법정 구속되면서 내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일각에선 의장 자리 공석이 불가피해지면서 결원을 위한 인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다만 재계 한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재판이 이어졌기 때문에 구속 결원이 당장의 충원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인사가 더 미뤄질 수도 있음도 시사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전략회의가 끝나는 다음 주인 이달 23~27일 인사가 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통상 12월 말에 인사를 내지 않는 관례를 비춰보면 또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12월 인사발표가 물 건너갔다는 것에 무게가 쏠리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12월이 아니면 인사 날짜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과거 1월에 정기인사를 시행한 적이 있지만 1월에는 재판 등 산적한 현안들이 많아 힘들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 진행과 관계없이 인사가 1월에 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2017년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로 1년가량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인사가 이뤄졌다"며 "조직 향방에 가장 중요한 인사를 재판에 얽매여 계속 늦출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7년과 2009년 1월에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 사장단, 임원인사 발표 시기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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