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매 16주마다 지금보다 2배의 컴퓨터 연산능력이 전 세계에 필요하게 된다." (나빈 라오 인텔 인공지능 헤드)
"앞으로 5년이 지나면 인간과 기계(센서)가 지금보다 10배의 데이터의 데이터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조나단 밸론, 인텔 사물인터넷 담당 상무)
데이터가 늘어나고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시대. 1초에 수억개의 데이터가 생겨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빠르게 분석해 내야만 경쟁기업에 비해 높은 매출을 얻을 수 있는 시대. 이런 연산들을 해 내려면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가 점차 더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하드웨어와 칩을 생산하는 반도체 설계회사 (예: 인텔, AMD, 엔비디아) 들의 역할도 더욱 주목을 받는 시대다.
이런 가운데 인텔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특정한 인공지능 수요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주문형반도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전 세계 23억명의 사용자가 접속하는데, 이들이 올리는 컨텐츠를 다른 나라 언어로 인공지능 번역을 하루에만 60억회 정도 수행한다. 늘어나는 인공지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또한 강화해야 한다. 인텔이 이런 페이스북의 특별한 인공지능 컴퓨팅 수요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주문형반도체(ASICs)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특별한 고객의 특별한 인공지능 컴퓨팅 수요를 위해 반도체를 인텔이 설계·공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샤 스멜랸스티브 페이스북 인공지능 디렉터(좌측)와 나빈 라오 인텔 인공지능 헤드가 13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인공지능 서밋 2019`에서 발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 신현규 특파원]
인텔은 13일(한국시간) 오전 3시경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한 '인텔 AI 서밋 2019'를 통해 바이두, 페이스북과 같은 고객들에게 납품하는 인공지능 주문형반도체(ASICs) NNP-T와 NNP-I 를 발표했다. 2016년 인텔이 인수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네르바나(Nervana)의 기술을 활용한 머신러닝 신경망학습 가속기 'NNP-T1000'와 신경망추천 가속기 'NNP-I1000' 등이 그들이다. 'NNP-I1000'은 추론기능에 특화된 하드웨어다.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디렉터인 미샤 스멜랸스키브는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지만, 페이스북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들이 많다"며 "사진을 찍은 다음 친구가 자동으로 태그 된다거나, 포스팅을 자동번역한다거나, 가짜 계정들을 찾아내어 이를 제거하는 작업 등이 인공지능으로 수행된다"고 말했다. 인텔이 이번에 발표한 'NNP-I'는 경쟁제품인 엔비디아의 4U 20XT4에 비해 3.7배 정도 크기는 작고 전력도 적게 먹는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인텔은 또 머신러닝을 위한 주문형 반도체 NNP-T도 선보였는데, 이 제품은 이미 바이두가 만드는 클라우드 서버에 공급되고 있다.인텔은 또 이날 시각처리칩(VPU)인 '인텔 모비디우스 미리아드'를 개선한 칩 '킴베이'를 발표했다. 나빈 라오 인텔 인공지능 헤드는 "2020년 1분기를 겨냥해 출시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하이엔드제품인 자비어(Xavier)에 비해 효율성 측면에서 4배 정도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 제품을 활용하여 사물인터넷을 최적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해 주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인텔이 수개월간 개발해 내놓은 데브클라우드(DevCloud)는 사물인터넷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엣지컴퓨팅 기술을 최적화 해 주는 솔루션이다.
인텔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제품들로 인해 인텔의 올해 인공지능 부문 매출은 35억달러(약 4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인텔은 작은 엣지 컴퓨팅에서부터 대형 클라우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칩) 포트폴리오의 선택폭과 깊이를 넓힘으로써 고객들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적용하기 쉽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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