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가 '무인 빨래방' 시장에 진출한다. 전국에 1만300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한 '유통 공룡' GS25가 빨래방 매장을 본격 확대할 경우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25는 현재 경기 파주 공단지역과 충청 아산 물류센터 지역에 2곳의 무인 빨래방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편의점주들이 자발적으로 편의점 무인 빨래방을 결합해 운영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본사 차원에서 실시한 건 GS25가 최초다.
무인 빨래방 점포는 한 쪽 벽면을 일명 '코인 빨래방'처럼 꾸며놨다. 일정 금액을 내면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매장 한 켠에는 세탁이 다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 등 공간이 들어섰다. 나머지 공간은 일반 편의점과 동일하게 채워졌다.
GS25는 무인 빨래방 점포로 모객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주로 찾는 편의점과 무인 빨래방의 특성을 결합해 가맹점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현재 무인 빨래방 서비스를 갖춘 GS25 매장 두 곳 모두 가맹점이다.
편의점업계는 GS25가 향후 무인 빨래방 점포를 계약 모델로 확대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창업 모델 중 인테리어와 집기 등에 추가 금액을 붙이는 방식이다. 세탁업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가맹점주가 관련 허가를 받기도 쉽다.
그러나 GS25의 무인 빨래방 진출을 두고 골목상권 침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 1만3000여개 점포망을 갖춘 탓에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시 동네 세탁소의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코인 빨래방업계 1위 '코인워시365'의 매장 수는 전국 800여개에 불과하다.
GS25가 동네 세탁소 활성화 상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GS25는 올해 1월부터 정보기술(IT) 플랫폼 스타트업과 손잡고 세탁물 수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이 편의점에 맡기고 간 세탁물을 인근 동네 세탁소에서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GS25는 현재 전국 450여곳 동네 세탁소와 해당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동네 세탁소 매출은 서비스 연계대비 15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본사가 직접 무인 빨래방 사업에 진출하면서 동네 세탁소와의 상생을 외치는 건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세탁업중앙회 관계자는 "편의점은 매장 수도 많고 대부분 24시간 운영이기 때문에 동네 세탁소들이 직격탄을 맞는다"며 "기본적으로 골목상권을 침범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업을 확대할 시 동반성장위원회 등을 통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25 관계자는 "향후 빨래방 점포를 확대할 경우 골목상권이 아닌 공단과 산단 등 세탁 서비스가 없는 곳을 위주로 출점할 계획"이라며 "소상공인 영업 지역을 침범하지 않는 내부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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