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성향분포 예상보다 매파적" 해석…채권금리 올라
"시장, 경기반등 확신 못 하는 분위기"…내년 상반기 인하기대 남아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과거 최저점인 연 1.25%로 낮춘 가운데 적어도 올해 연말 내지 내년 초까지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전망입니다.
다만 성장세 회복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데다 대외 경제 여건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연 1.375%에 거래돼, 기준금리 인하 전인 15일(연 1.281%)보다 0.094%포인트 올랐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직후 단기 채권 금리가 오히려 오른 것은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지난 7월과 이달의 금리 인하의 효과 등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화정책 여력이 아직 남았다고도 부연설명 했습니다.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닫지 않은 발언이지만, 시장은 금통위원 2명이 이번 인하에 반대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금통위원들의 성향 분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일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금통위 후 이 총재의 발언을 정리해보면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 변동에 보수적인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에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은 위험회피 심리가 약화한 최근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기도 합니다.
미중 무역협상은 최악의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대신 부분 합의를 이뤘고,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에 도달해 '노 딜' 브렉시트 우려를 덜었습니다.
한동안 세계 금융시장을 엄습했던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도 다소 누그러졌습니다.
앞서 지난 6∼7월 미국 등 주요국에서 나타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의 징후로 해석되면서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과 맞물려 안전자산인 채권으로의 쏠림 현상을 낳았습니다.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에서도 몇 차례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진 후 '0%대 금리'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관측이 속속 나왔습니다.
그러나 위험회피 심리가 다시 누그러지면서 지난달 이후 채권 가격은 고점 대비 하락했습니다. 채권가격 하락은 시장금리 상승을 의미합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언하기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내년도 성장률과 물가는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미중 무역협상 악화로 성장세가 추가로 나빠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제한적인 정책 여력을 고려할 때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는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 R의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성장세 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는 탓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은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뽑히고 있습니다.
앞서 18일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6.0%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초래한 불확실성이 실물 경기 하락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금통위원들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서에서 우리 경제에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블랙스완'으로 중국 경제가 큰 폭으로 둔화할 가능성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가능성을 꼽기도 했습니다.
블랙스완이란 대단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결국, 반도체 경기 반등만을 기다리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미중 무역갈등,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연구원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질지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금통위에서 동결 소수의견이 2명 나왔지만, 추가 인하 여지를 닫지 않은 만큼 내년 상반기 중 한 번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저효과를 제외하고 보면 부진한 경제 흐름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MBN 온라인 뉴스팀]
"시장, 경기반등 확신 못 하는 분위기"…내년 상반기 인하기대 남아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과거 최저점인 연 1.25%로 낮춘 가운데 적어도 올해 연말 내지 내년 초까지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전망입니다.
다만 성장세 회복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데다 대외 경제 여건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연 1.375%에 거래돼, 기준금리 인하 전인 15일(연 1.281%)보다 0.094%포인트 올랐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직후 단기 채권 금리가 오히려 오른 것은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지난 7월과 이달의 금리 인하의 효과 등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화정책 여력이 아직 남았다고도 부연설명 했습니다.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닫지 않은 발언이지만, 시장은 금통위원 2명이 이번 인하에 반대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금통위원들의 성향 분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일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금통위 후 이 총재의 발언을 정리해보면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 변동에 보수적인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에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은 위험회피 심리가 약화한 최근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기도 합니다.
미중 무역협상은 최악의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대신 부분 합의를 이뤘고,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에 도달해 '노 딜' 브렉시트 우려를 덜었습니다.
한동안 세계 금융시장을 엄습했던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도 다소 누그러졌습니다.
앞서 지난 6∼7월 미국 등 주요국에서 나타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의 징후로 해석되면서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과 맞물려 안전자산인 채권으로의 쏠림 현상을 낳았습니다.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에서도 몇 차례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진 후 '0%대 금리'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관측이 속속 나왔습니다.
그러나 위험회피 심리가 다시 누그러지면서 지난달 이후 채권 가격은 고점 대비 하락했습니다. 채권가격 하락은 시장금리 상승을 의미합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언하기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내년도 성장률과 물가는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미중 무역협상 악화로 성장세가 추가로 나빠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제한적인 정책 여력을 고려할 때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는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 R의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성장세 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는 탓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은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뽑히고 있습니다.
앞서 18일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6.0%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초래한 불확실성이 실물 경기 하락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금통위원들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서에서 우리 경제에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블랙스완'으로 중국 경제가 큰 폭으로 둔화할 가능성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가능성을 꼽기도 했습니다.
블랙스완이란 대단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결국, 반도체 경기 반등만을 기다리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미중 무역갈등,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연구원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질지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금통위에서 동결 소수의견이 2명 나왔지만, 추가 인하 여지를 닫지 않은 만큼 내년 상반기 중 한 번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저효과를 제외하고 보면 부진한 경제 흐름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MBN 온라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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