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기초과학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임 장관(64)은 10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개최된 장관 취임식에서 향후 최우선 과제로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꼽았다. 그는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기술패권 전쟁이 진행 중이며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고 저출산·고령화, 높은 청년 실업률 등 극복해야 할 경제·사회적 문제도 산적해 있다"며 기초과학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장관은 "꾸준하고 안정적인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로 연구자가 주도적으로 한 연구 분야에 몰두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구축하고 선순환적인 과학기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바이오헬스, 양자기술 등 미래 신산업 원천기술과 우주발사체, 핵융합 국가전략기술 확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역량을 갖추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 발탁 배경으로 꼽혔던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소재·부품 국산화와 관련해서는 "소재·부품과 관련 기술의 자립 역량을 확보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현재 우리의 역량과 상태를 진단해 대체품 지원, 조기 상용화, 핵심 원천기술 확보 등 맞춤형 R&D 전략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기초·원천연구의 성과가 실용화·상용화를 거쳐 기업과 산업계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산학연의 개방성을 높이고, 협력을 강화시키겠다"며 "핵심 품목을 책임질 국가소재연구실을 지정하고 전국의 주요시설을 연계해 국가의 연구역량을 기업에 공유하고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장관은 AI와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고도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시대"라며 "반도체 등 하드웨어의 강점과 역량을 활용해 미래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AI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주도할 수 있는 AI 국가전략을 마련하고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5세대 이동통신(5G)망을 바탕으로 실감 콘텐츠, 스마트공장, 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신서비스와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현대의 유전이라 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체계화해 다양한 서비스와 산업으로 연계하는 등 빅데이터 플랫폼을 만들어 데이터 산업 생태계를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우수한 인재에서 나온다"며 "대학과 연구실에서 창의적인 인재가 나올 수 있도록 대학과 산업계의 협업 연구를 활성화하고 AI 대학원,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을 통해 미래 시대에 필요한 인재양성 과정을 만들고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 등 젊은 연구자가 세계적인 과학기술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 생애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장관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돼 더 없는 영광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멀리 보고 꿰뚫어 생각하라'고 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처럼 과기정통부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가 가야할 방향,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과학기술은 경제 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장관도 이번 첫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한편 10일 서울대에 따르면 최 장관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지난 6일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직에서 정년 1년을 남긴 채 내려왔다. 서울대가 준용하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서울대 교수가 공무원으로 임용될 경우 재임 기간 휴직할 수 있지만, 최 장관은 휴직을 신청하지 않고 사직하기로 결정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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