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불매운동 여파로 편의점 맥주 점유율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부동의 1위였던 아사히 등 일본 맥주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반면 벨기에와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권 맥주는 반사이익을 얻어 상위권에 랭크됐다.
28일 CU에 따르면 이달(1~27일) 전체 수입맥주 국가별 매출 중 일본이 차지한 비중은 2.8%로 1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일본이 28.9%로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1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달 CU에서 아사히와 삿포로, 기린이치방 등 일본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92.2% 급감했다.
또 일본 최대 맥주업체인 아사히그룹이 유통하는 '코젤'과 '필스너우르켈' 등 체코 맥주 역시 지난해에는 5.2% 매출 비중으로 7위에 올랐으나 올해는 아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일본 맥주가 사라진 자리는 유럽권 맥주가 꿰찼다. 만년 2위였던 '호가든' 등 벨기에 맥주는 이달 수입맥주 국가별 매출 비중 21.6%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4위에 머물렀던 '하이네켄' 등 네덜란드도 점유율 14.6%를 기록해 2위로 순위가 급등했다. 순위권 밖이었던 미국 맥주는 10.6%로 4위권에 랭크됐다. 중국 맥주 매출 비중은 전년보다 2.4%포인트 늘었다.
[자료 제공 = BGF]
앞서 주요 편의점업체들은 이달 1일부터 일본 맥주를 행사 품목에서 제외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맥주(500㎖ 기준)는 할인가보다 최소 500원 더 비싸게 판매된다. 불매운동 여파가 확산되는 가운데 편의점업체들이 할인 행사에서 마저 제외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CU 관계자는 "한일 갈등 이후 국민 정서를 고려해 업계 최초로 20여 종의 일본 맥주 및 주류 할인 행사를 제외하고 일부 시즌 상품의 발주를 정지한 효과로 보인다"며 "다만 가맹점주의 발주와 소비자 선택권을 위해 판매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맥주가 맥을 못 추는 사이 국산 맥주도 선전하고 있다. GS25에서 이달(1~18일) 캔맥주(500㎖) 판매 순위 1위와 3위는 각각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테라'가 차지했다. 부동의 1위였던 '아사히'를 제치고 국산 맥주가 1위를 차지한 건 최근 5년간 이번이 처음이다. GS25에서 지난해 22.5%를 차지했던 일본 맥주 점유율은 이달 1.8%로 쪼그라들었다.
소비량이 꺾이면서 전체 일본 맥주 수입량도 급감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로 전월(790만4000달러)대비 45% 가량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벨기에 맥주 수입액은 49.5% 증가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부동의 1위였던 일본 맥주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주요 편의점업체들이 다음달에도 '1만원 4캔'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하기로 한 만큼 판매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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