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의 통신 판매를 두고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현행법상 치킨 전문점은 주류 배달이 합법이고, 편의점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주류가 '부수적'일때만 통신 판매가 가능하다는 기준 탓인데, 최근 편의점업계가 치킨 판매까지 뛰어들면서 주류 배달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CU와 GS25 등은 주류를 배달 가능 품목에서 제외했다. 외부적으로는 미성년자 판매 우려를 내세웠지만, 무엇보다 '편의점이 주류를 배달 할 수 있느냐'를 두고 법률 해석이 찜찜했기 때문이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편의점의 주류 배달을 놓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검토해보고 있다"며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해 일단은 품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주류 배달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는 애매한 기준 때문이다. 국세청 주세사무처리규정에 따르면 주류의 통신 판매는 '직접 조리한 음식에 부수해 함께 배달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즉, 치킨집에서 직접 조리한 치킨에 맥주를 함께 배달하는 경우는 합법이다.
반면 국세청은 편의점 주류 배달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편의점은 음식을 직접 조리하지 않고 완제품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편의점업계는 이는 치킨과 어묵 등을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경우를 고려하지 못한 해석이라고 반박한다.
실제 최근 1인 가구 등을 겨냥해 매장에서 직접 조리 식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은 늘어나는 추세다. 미니스톱을 시작으로 GS25와 CU는 수년 전부터 매장 내 치킨을 조리해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이마트24가 10개 매장을 대상으로 치킨 시범 판매를 시작했다.
또 매장에서 직접 조리를 하는 편의점은 휴게음식업이다. 휴게음식업은 매장에서 음주행위가 불가능하지만, 주류 판매는 가능하다. 아울러 편의점에서 주력으로 내세우는 캔맥주의 경우 업소용과 가정용을 구분하지 않는 '관입주류'기 때문에 일반음식점업에서도 배달이 가능하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직접 조리한 치킨을 2만원 어치 사고, 수입맥주 1캔을 샀을 때 명백히 주류가 부수적이지 않냐"며 "소비 패턴 변화에 맞게 유연한 규정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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