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발두통'을 앓는 직장인 대부분이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발두통은 눈물, 콧물을 동반한 극심한 두통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되며 그 증상이 1∼3달 동안 지속되는 질병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조수진 신경과 교수팀은 2016년 9월∼2018년 2월 국내 15개 병원에서 직장인 233명(군발두통 환자 143명, 편두통·긴장형두통 환자 38명, 두통이 없는 52명)을 대상으로 두통에 따른 직장 내 어려움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군발두통 환자의 85%가 직장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두통이 없는 환자군의 37%의 2배가 넘고, 편두통· 긴장형두통 환자군의 64%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직장 관련 어려움(복수응답 가능)으로는 업무능력 감소가 60.6%로 가장 많았다. 병가 사용(39.4%), 직장 내외 활동 참여 감소(36.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군발두통으로 인한 구직실패와 실직, 자발적 퇴사 등도 어려움으로 꼽혔다.
특히 군발두통 환자들은 병가 사용률이 편두통·긴장형두통 환자나 두통이 없는 직장인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편두통·긴장형두통 환자의 병가 사용 비율은 13.9%, 두통이 없는 직장인은 3.8%인 반면 군발두통 환자의 병가 사용 비율은 39.4%로 집계됐다.
또 환자들의 나이, 성별, 우울 및 불안, 스트레스 수준 등의 요인을 보정하면 군발두통으로 인한 직장생활 어려움은 두통이 없는 직장인보다 8배 많았고, 병가 사용 확률은 15배나 높게 나타났다.
교수팀은 군발두통 환자군의 고용 상태도 조사했다. 군발두통 환자의 정규직 비율은 68%로 편두통·긴장형두통 환자군 84.2%, 두통이 없는 직장인 96.2%에 비해 낮았다. 실직 상태인 군발두통 환자의 45%는 '군발두통으로 인해 직업을 잃었다'고 답했다.
조 교수는 "대부분의 군발두통 환자들이 직장에서 많은 부담을 겪고 있다"며 "군발두통 환자들이 직장 내 어려움에 처하고 사회활동 참여율이 낮아짐으로 인해 사회가 상당한 수준의 간접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수는 "군발두통은 100%의 고농도 산소를 15분간 흡입하면 개선될 수 있다"며 "재택 산소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산소치료 처방전의 개정 등 군발두통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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