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병원 최초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선도병원 선정,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참여, 최첨단 로봇재활치료시스템 도입···.
초기 재활치료부터 일상생활 복귀까지 환자의 기능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재활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병원이 있다.
바로 분당러스크재활전문병원(원장 김현배)이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왼쪽 정자동에 둥지를 틀고 있는 분당러스크병원은 경기 남부에서 유일하게 복지부지정 전문재활병원으로 2006년 설립됐다. 이 병원은 재활의학의 아버지이자 개척자로 불리고, 제2차 세계대전 후 고통받는 우리나라에 재활의학의 초석을 놓은 하워드 러스크 박사(1901~1989)의 업적과 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설립된 재활병원이다. 특히 분당러스크병원은 아급성기재활병원(회복기병동)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현재까지도 요양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의 신분을 유지하는 고집스러움으로 정평이 나있다.
분당러스크병원은 모두 190병상에 재활의학과 전문의 5명, 내과전문의 1명과 함께 80여명의 재활치료사가 근무하고 있다. 재활치료사도 중추신경발달치료 자격을 이수한 치료사의 비율이 높다. 또한 의사를 중심으로 한 간호사·치료사·사회복지사를 한팀으로 하여 팀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병실에는 공기청정기까지 설치해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들을 배려하고 있다.
김현배 병원장은 "국내 고령인구 급증과 국민소득 3만달러로 재활치료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분당러스크병원은 적정보상체계 구축, 환자 기능회복 중점 등 재활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러스크병원의 재활치료 혁신은 로봇재활치료를 꼽을 수 있다. '침상에서 보행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건 분당러스크병원은 3단계 최첨단 로봇 재활치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능적 호전의 결정은 얼마나 일찍 재활을 시작하고, 얼마나 정상에 가까운 정확한 동작을 시행하는가, 얼마나 많은 반복 훈련을 시행하는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채택한 방법이 3단계 로봇보행치료이다.
분당러스크병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로봇재활 선두기업인 스위스 호코마(HOCOMA)의 자율보행 재활로봇 '안다고(Andago)'를 도입했다. 이 재활로봇은 실제 지면에서 스스로 걷거나 장애물 통과 등 다양한 훈련을 시행, 독립보행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첨단 의료기기이다. 이 병원은 안다고 등 3단계에 걸친 로봇보조재활 치료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초기 재활부터 일상생활복귀 직전 단계까지 중추신경계질환자들의 재활치료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분당러스크병원은 2016년 9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전국 많은 병원관계자들이 방문해 '견학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던 중 올해 2월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재활병원 최초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선도 병원으로 지정됐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 간병을 전담하는 가족이나 간병인 대신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간호와 간병을 제공하는 의료서비스 제도다. 보호자의 간병비 부담을 대폭 줄이고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국가시책사업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3년 '포괄간호서비스'란 명칭으로 시작했다. 이후 2014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명칭이 변경됐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선도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와 선도병원을 운영하기에 적절한 지에 대한 수행 적격성, 참여의지와 적극성 등 까다로운 항목의 기준을 모두 통과해야 선정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선정된 선도병원은 총 18개 의료기관이다. 3기 연속 재활전문병원인 분당러스크병원은 재활병원 최초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분당러스크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회복기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시범사업은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모델의 적절성 및 효과성을 검토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중증도를 반영한 재활환자 분류 등을 병행, 수가산정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수립하기 위해 추진된다.
그 동안 급성기 병원에서는 장기치료가, 요양병원에서는 적극적 재활치료가 어려워 회복시기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재활난민' 문제가 제기됐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회복기 동안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보장하고 조기 일상복귀 및 지역사회 재활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등 재활의료서비스 기반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할 계획이다. 실제로 뇌 또는 척수손상 등 중추신경손상 환자의 경우 발병초기 전문재활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기능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증상이 오래되면 치료해도 호전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그 동안 임상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의료계는 분당러스크병원이 써가는 재활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하며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귀추가 주목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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