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1조원대 매출을 다시 회복했다. 지난 2015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5조원대 대형 기술수출을 일궈 그 해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한 한미약품은 지난해 다시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29일 한미약품이 잠정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연결회계 기준으로 이 회사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1조160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36억원과 342억원을 기록했다. 연구개발(R&D) 투자는 매출액의 19%가량인 1929억원이었다.
한미약품은 2015년 대형 기술수출로 그 해 매출 1조3175억원을 기록했지만 2016년 8827억원으로 줄어든 뒤 2017년에도 9166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자체 개발한 제품들 위주로 1조원 이상 매출을 거둬 눈길을 끈다.
한미약품 측은 "국내 매출의 93.3%를 자체 개발 제품으로 달성했다"며 "외국산 의약품 수입 판매로 얻은 수익인 상품매출 비중은 3.8%에 불과하고 나머지 2.9%는 국내 다른 제약사 제품 도입 판매 비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미약품의 매출 상위 10개 품목 모두 아모잘탄(474억원), 로수젯(489억원), 낙소졸(118억원), 에소메졸(264억원) 등 한미약품의 제제 기술이 고스란히 축적된 개량신약이나 복합신약들이었다.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은 "매출 1조원이라는 숫자보다 어떤 방식으로 매출을 달성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며 "단순히 회사 외형을 키우는 게 아니라 내실 성장이 연구개발 투자로 이어져 한미약품만의 기술력이 축적되고 이 기술이 다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의 실적도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2282억원의 매출과 430억원의 영업이익, 37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6%, 영업이익은 30%, 순이익은 26.6% 늘었다.
올해 한미약품은 지난 2012년 미국 중견 바이오기업 스펙트럼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고 이르면 올 하반기 승인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롤론티스가 내년 미국에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연간 4조원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 중 1조원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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