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16일 오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올해 3월에 열리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의 주주권 행사 추진 여부와 범위 등을 논의한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7.34%를 보유한 3대 주주다. 또, 대한항공 지분 12.45%를 갖고 있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조 회장 일가가 각종 배임과 사익 편취 혐의로 조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고 보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지 검토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주주권을 행사해 조 회장 일가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하거나 신규 이사진을 선임할 수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자금 주인인 국민의 이익을 위해 승무원(Steward)처럼 적극적인 주주 활동으로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이행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 기금위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이후 기금위원이 안건을 올려 열리는 첫 회의로, 참여연대 등 국민연금 기금위원들이 안건으로 올렸다.
한진칼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석태수 대표를 비롯해 조현덕·김종준·윤종호 사외이사 등 등기임원 4명의 임기가 끝나며, 한진은 이근희 상근감사가 임기를 마친다. 한진의 등기임원은 총 6명이다.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조 회장과 한 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국민연금은 기금위 의결 등을 거쳐 이사 해임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이를 위해 한진칼의 2대 주주인 사모펀드와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그레이스홀딩스(KCGI)는 한진칼 지분 10.81%를 갖고 있으며, 한진 지분도 8.03% 소유해 모두 2대 주주로 올라 있다. KCGI는 적대적인 M&A(인수합병) 가능성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경영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국민연금과 연대해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KCGI는 이르면 이번 주 내 한진 지분확보 배경과 의결권 행사 관련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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