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골절 노인중 근감소증이 있더라도 통합적 골절 재활치료(FIRM)를 할 경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 연구팀은 고관절 골절 환자가 보행능력을 포함해 일상생활에서 운동 기능과 삶의 질을 높이고 사망률을 줄일 수 있도록, 국제적 표준 진료 지침에 따른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ragility Fracture Integrated Rehabilitation Management, FIRM)'을 개발해 근감소증 환자 32명과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 36명에게 적용해본 결과, 두 그룹 모두 FIRM 치료를 통해 보행, 균형, 일상생활 동작 수행은 물론 삶의 질까지 향상됐고 치료 전후 기능적 결과의 향상 정도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FIRM 시행 후 버그균형점수(낙상위험 평가 위한 균형능력 지표로, 0 ~ 56점 사이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균형잡는 능력 우수)는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 13점, 근감소증이 없는 경우 14점 증가했다. 수정바텔지수(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0 ~15 점 사이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독립적으로 일상생활 수행 가능)의 경우 근감소증이 있는 그룹에서는 23점 증가, 근감소증 없는 그룹에서는 21점 증가했다.
FIRM은 노쇠 또는 취약 골절 후 보행 능력 및 기타 신체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장·단기 재활계획하에 물리치료, 작업치료, 낙상방지교육, 퇴원 후 관리, 지역사회 연계 등을 두루 포함하는 포괄적 집중재활 프로그램이다. 신체운동과 단순 보행 훈련에 집중했던 기존의 단순 재활치료에 비해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프로그램으로,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간호사 등 다학제 전문가 팀접근 방식이다. 국내에서 급속히 발전하는 재활의료 분야를 노인의학 분야에 접목한 한국형 골절 치료 방법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 깊다.
고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관절로,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운동기능을 담당한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함에 따라 반응속도도 떨어지면서 넘어지거나 엉덩방아를 찧게 될 위험도 커지는데, 이러한 낙상은 결국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몸을 움직이지 못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여러 합병증 위험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사망률이 크게 높아진다. 인구고령화로 인해 국내에서도 고관절 골절 환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는데, 고관절 골절 후 1년내 사망률은 무려 16%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노화로 인해 근육 크기가 감소하고 근력이 떨어지는 '근감소증' 환자의 경우 수술 이후의 결과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 환자의 1년내 사망률은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에 비해 1.8배 더 높다고 한다.
임재영 교수는 "기존에는 수술 전 근감소증을 갖고 있는 환자의 경우 보행 능력과 신체기능이 떨어져 수술 후 기능적 결과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근감소증 환자도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와 거의 동등한 기능적 호전을 보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면서 "근감소증을 가진 노인 골절 환자들에게도 적극적인 재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교수는 "향후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의 재활치료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장기적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후속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임상연구인프라조성사업(근거생성 전향적 임상연구/과제번호: HC15C1189)의 산출물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노인의학'(European Geriatric Medicine) 2018년 10월호에 실렸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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