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트룩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트룩시마는 연간 5조원에 달하는 미국 오리지널 약 시장에 진입한 첫 바이오시밀러가 됐다.
29일 셀트리온은 전날 미국 FDA로부터 혈액암 등의 치료에 쓰이는 트룩시마의 판매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날 약은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맙테라'(성분명 리툭시맙)로 미국에서만 5조원 가량 팔리는 제품이다. 전 세계 매출의 56%에 달하는 규모다. 트룩시마는 이 맙페라와 성분이 같고, 효능과 안전성이 동등한 바이오시밀러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게 됐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가 최초로 시장에 출시되는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달 18일 주요 특허가 만료되는 리툭시맙 시장에 조기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통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같은 복제약이더라도 한 번 처방하면 쉽게 다른 제품으로 변경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한 발 앞서 출시하는 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리툭시맙의 경우 최근 경쟁사인 '산도즈'가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서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해 당분간 후발주자의 추격도 없는 상황이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초기 선점이 중요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며 "트룩시마는 이미 유럽에서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지난 2분기 기준 18개국에서 약 32%에 달하는 점유율을 달성했다"고 내다봤다. IQVIA 집계 결과 2분기 기준 영국에서는 64%, 프랑스 39%, 이탈리아 32%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주요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가까운 시일 내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를 준비 중인 경쟁자로는 '화이자'가 있다. 그러나 지난 9월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기 때문에 내년 3분기에나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최소 7개월 이상의 격차가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밖에 다른 제약사들은 아직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내년에도 출시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트룩시마의 미국 현지 판매는 북미 판권을 보유한 다국적제약사 테바가 맡는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미국 환자들에게 오리지널의약품과 동등한 치료 효과를 가진 바이오시밀러 치료 혜택을 제공해 환자들의 삶의 질 제고에 더욱 힘써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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