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이 카카오와 손 잡고 가족여행객과 2030세대 여성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선다.
16일 호텔업계와 캐릭터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호텔은 카카오 캐릭터IP(지식재산권)를 갖고 있는 카카오의 100% 자회사 카카오프렌즈와 제휴를 맺고 올해 말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룸을 열기로 최종 합의했다.
카카오는 자사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해 식음료와 화장품, 게임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호텔과 협업해 캐릭터룸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릭터룸 정식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다음달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4개 객실을 프로모션 형태로 운영한 뒤 내년부터 1개 층, 총 20개 객실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롯데호텔은 1년여 동안 카카오 측과 협상을 이어가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룸 출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 로열티 외 컨셉트룸 판매율에 따라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에 따라 롯데호텔월드의 대표적인 캐릭터룸인 로티로리룸은 축소된다. 롯데호텔월드는 롯데월드의 마스코트인 로티와 로리로 꾸민 기존 캐릭터룸 30개 중 10개만 남기고 20개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룸으로 바꾸기로 했다.
인근에 '6성급 호텔'을 내세운 시그니엘 서울이 문을 열면서 롯데호텔월드로서는 차별화가 절실한 상황이기도 하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시그니엘 서울 개관으로 롯데호텔월드는 식음료(F&B) 등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롯데호텔월드는 롯데호텔의 두 번째 호텔 체인점으로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만큼 변화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협약 역시 이에 대한 강구책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롯데호텔 제주의 캐릭터룸인 '키티룸'의 성공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제주 관광업이 직격타를 맞은 지난해에도 롯데호텔 제주의 키티룸은 주말이면 만석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롯데호텔 제주는 지난 2011년부터 본관 4층 전체를 헬로키티 캐릭터로 꾸민 캐릭터룸을 운영하고 있으며 초반 11개였던 컨셉트룸 갯수를 20개까지 늘렸다. 평일을 포함한 키티룸의 평균 예약률은 85%에 달한다. 다만 현재는 본관 저층부 공사로 내년 3월까지 운영하지 않는다.
앞서 롯데호텔은 부산에 롯데 자이언츠룸과 추신수룸 등을 선보인 바 있으며, 현재 롯데시티호텔 일부 점포에 라바 캐릭터룸을 운영하고 있다. 키티룸을 포함해 국내 호텔 브랜드로는 가장 활발하게 컨셉트룸을 운영하는 셈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국내외로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프렌즈와 호텔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캐릭터룸을 선보이는 만큼 자녀가 있는 가족여행객은 물론 2030세대 여성 고객에게도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다른 롯데호텔 점포로 확대 운영할 계획은 현재까진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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