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 경제의 산업활동동향과 투자,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대외불확실성이 커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9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9월 산업활동동향은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며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대외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작년 12월부터 지난 9월까지 10개월 연속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내놨지만, 지난달부터 그 판단을 내려놨다. 전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KDI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전반적인 경기가 다소 둔화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를 공식화했다. 그린북 7월호에 처음 등장한 '불확실성 확대' 표현은 이달에도 담겼고, 산업활동동향이 부진한 모습이라는 지적은 이번에 새로 나왔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9월 산업활동동향 지표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모습이어서 기존과 다르게 부각했다"면서 "전체적인 경기 흐름 상 소비와 수출이 괜찮은 모습이지만, 투자는 상당히 안 좋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경기 사이클상 둔화국면인지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둔화국면인지는 여러 가지 지표들이 확정된 이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린북 11월호를 보면 9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4만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8월 증가 폭 3000명보다는 양호하지만,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다. 실업자는 102만4000명으로 9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어섰다.
10월 수출은 549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2.7% 늘었지만, 일평균 수출은 23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 줄었다. 9월 소비는 소매판매 기준으로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는 늘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는 줄어들며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10월 소비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1년 전보다 22.7% 늘었다. 백화점 매출액(3.9%)과 카드 국내승인액(13.2%)은 늘었지만, 할인점 매출액(-12.2%)은 크게 줄었다.
같은달 국내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갈등 지속, 이탈리아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원화값은 글로벌 주가 하락, 위안화 약세 영향으로 하락했고, 국고채 금리도 하락했다. 정부는 세계 경제 성장이 지속하고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고용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국제유가 상승,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 위험요인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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