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발생이 작년 동기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환자발생이 집중된 9월 추석 명절까지 앞두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균에 의해 발병하는 제3군 법정 감염병이다. 건국대병원 감염내과 박가은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일반적으로 알콜중독자, 간경화 환자, 당뇨병, 만성 신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주로 발병하며, 이러한 만성질환자들이 여름에 덜 익힌 어패류를 먹거나 피부에 상처를 가진 채로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균에 감염되면 평균 1-2일 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과 오한, 전신 쇠약감, 등이 나타나고, 저혈압이 1/3에서 동반된다. 증상 발현 후 24~36시간 이내에 주로 하지에 발진이 생기며 수포 또는 출혈성 수포, 궤양을 형성한다. 이후 점차 병변 범위가 확대되면서 괴사성 병변으로 진행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들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처치에도 치사율이 50% 달한다.
박가은 교수는 "비브리오 균이 20도 이상의 해수에서 잘 번식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해수 수온이 상승하는 5월에서 10월 사이에는 간 기능이 좋지 않거나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은 어패류 생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며 "이 밖에 건강한 사람들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여름철에 해산물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비브리오 패혈증 신고 환자 중 75.8%가 어패류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어패류 관리 및 조리를 할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패류는 5℃ 이하로 저온 보관하고, 85℃ 이상 가열 처리해야 한다. 어패류 조리시에도 해수를 사용하지 말고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 사용한 조리도구는 세척, 열탕 처리해 보관하면 비브리오에 대한 2차 감염까지 방지할 수 있다.
박가은 교수는 "최근 2~3일 이내에 제대로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먹거나 상처가 바닷물에 노출된 후, 발열, 수포를 동반한 피부발진 등 이상 증세가 발생했다면 빨리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며, "증상이 심해지면 패혈증성 쇼크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회복이 매우 힘들고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사망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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