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와 관련된 디지털 마케팅계의 제일기획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를 양성·관리하는 업체 레페리의 최인석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레페리에는 150여명의 뷰티 크리에이터가 소속돼 활동 중이고 450여명의 뷰티 크리에이터를 키워냈다. 최인석 대표는 "연예인들이 노래하고 춤출 줄 알아야 하듯이 뷰티 크리에이터들은 영상을 통해 본인의 노하우와 이야기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각 크리에이터에 맞게 컨셉트를 잡아 프로듀싱한다는 측면에서 SM이나 YG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1989년생인 최 대표는 대학생 시절 일명 '파워 블로거'였다. 2학년을 마치고 입대하면서 창업 아이템을 생각했다. 당시 착안한 사업 아이템은 백화점에 입점된 유명 화장품을 O2O 서비스로 판매하는 일이었다. 온라인에서 할인된 가격에 팔고 수령은 백화점에서 하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콧대 높은 유명 브랜드들을 설득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파워 블로거들을 모아 함께 일하기로 했다. 그는 학교(성균관대)를 그만두고 레페리를 차렸다.
최 대표는 "자기계발 컨텐츠로 파워 블로거가 됐고 주변에 파워 블로거 친구들이 많았다"면서 "우리 회사가 이렇게 유명한 블로거들을 파트너로 갖고 있으니 함께 일하자고 브랜드들을 설득하기 시작한 게 시초였다"고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크리레이터들을 한 곳에 모아둔 회사는 없었다. 최 대표는 "파워 블로거들이 한 곳에 모여있다는 것만으로도 강력한데 이들이 동영상 컨텐츠까지 만들 수 있다면 '대박'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014년 창업한 그는 유튜브가 한국에서 사업 확대에 집중하던 시기에 이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2015년 1월 1일자로 회사의 핵심사업을 뷰티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로 변경했다.
레페리가 다른 유사 업체들과 다른 점은 단순히 마케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사업에까지 관여한다는 것이다. 소속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좋은 제품을 선별해 팔로어들에게 소개·판매한다.
최 대표는 "신제품을 런칭 3주 전쯤 레페리 크리에이터들을 통해 먼저 선보이는데, 가장 먼저 제품을 써볼 수 있어 팔로어들이 선호한다"며 "가격도 최저가에 구입할 수 있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레페리에는 다또아(구독자 120만), 에바(58만), 김습습(23만)등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 150여명이 소속돼 있다. '될 성 부른' 꿈나무들을 발굴해 키우는 양성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최 대표는 "YG나 SM처럼 프로듀싱을 해준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통해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만한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 1년에 3명 선발한다. 최 대표는 "1년 만에 구독자 10만명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커리큘럼이 체계화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유뷰브에서 구독자 10만명 이상이면 사실상 '탑 클래스'다.
레페리는 유명 뷰티 브랜드에 컨설팅까지 해준다. 2년 전 '데이터랩'을 만들어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모든 뷰티 크리에이터들의 성향과 노출 브랜드에 대해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최 대표는 "대형 화장품 회사조차도 이런 데이터 없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한다"면서 "우리 데이터는 선거 출구조사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A라는 제품을 어떤 크리에이터가 추천했는 지, 1년에 유튜브를 통해 추천된 건수는 총 몇 건 인지, 어떤 크리에이터가 B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지 등의 정보를 카테고리화한다. 'BBPI(뷰티 브랜드 파워 인덱스)라는 인덱스를 만들어 여러 브랜드를 비교·분석할 수도 있다. 최 대표는 "단순히 구독자 수가 많은 크리에이터에게 비싼 돈을 투자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업체들이 데이터에 기반해 합리적인 지출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레페리는 향후 2년 내에 이같은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추출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 대표는 "크리에이터에게 동영상만 맡기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마케팅부터 배너 광고까지 뷰티와 관련된 모든 디지털 마케팅을 해주는 '뷰티 디지털 마케팅계의 제일기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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