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경기지역 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외래 진료를 본 901명을 대상으로 수면문제 유형별 분석결과, 3명중 1명은 코골이가 있었으며, 그 중 절반은 주 3회 이상의 습관성 코골이를 앓는 아이들로 이갈이, 야경증(night terrors, 夜驚症), 수면무호흡 등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대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영민 교수팀은 소아청소년과 외래를 찾은 901명(남 466명, 여 435명)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소아수면 질문지를 이용해 수면문제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소아청소년 중 31.6%는 최소 주1회 이상 코를 골았고 16.9%는 주3회 이상 코를 고는 습관성코골이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그 밖에 △이갈이 21.1%(190명) △야경증 19.0%(171명) △수면무호흡 15.1%(106명) △불면증 13.2%(119명)의 빈도순으로 나타났다.
대상자 연령별 분포는 △유아(0~1세) 201명 △미취학 아동(2~5세) 477명 △취학연령 아동(6~12세) 206명 △청소년(13~18세) 17명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습관성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2~12세에 많고, 2세 미만의 아동에게도 습관성 코골이는 있었지만 불면증이 더 흔하게 발생했다. 특히 습관성 코골이 아이에게서 수면무호흡, 야경증, 이갈이 증상 발생 빈도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 습관성코골이를 앓고 있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면무호흡 위험도도 4배나 높았다. 그 밖에도 비만 소아청소년(108명) 중 42.6%가 코골이 증상을 보여 비만이 아닌 어린이(785명)의 30.4%(235명)보다 코골이 빈도수가 높았다. 비만 소아청소년의 수면무호흡 빈도수(26.9%)도 비만이 아닌 경우(17.0%)보다 높았다.
안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2~12세에 습관성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흔하고, 불면증은 2세 미만의 아동에게서 더 발생한 결과가 유의미하다. 3세 이하의 소아에게서 나타나는 습관성 코골이를 방치하면 주의력 결핍, 주간졸림증 등의 후유증이 학동기에 남고 폐쇄성 수면무호흡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골이는 수면호흡장애의 한 측면으로 수면무호흡과 야경증, 불면증의 상관관계는 여러 연구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코골이나 폐쇄성 수면무호흡을 치료한 아이들은 사건수면(parasomnia: 잠이 들 때나 잠을 자고 있을 때 혹은 잠이 깨고 있을 때 하는 원치 않는 행동이나 생각)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만약 야경증, 잠꼬대, 이갈이 증상이 있는 자녀를 둔 경우 먼저 코골이 증상이 있는지부터 의사와 함께 상담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수면무호흡을 방치할 경우 부정맥, 심부전, 성장장애나 우울증, 주의력 결핍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상태를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청소년기의 고혈압과 심장질환, 지방간, 당뇨를 악화시킨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소아과학회지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