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으로부터 과거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체제 전환 경험을 전수 받는다. 12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KDI와 EBRD는 최근 영국 런던에 있는 EBRD 본사에서 '지식 매니지먼트(Knowledge Management)'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BRD는 과거 구소련 붕괴 후 개발자금 투입을 통해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의 경제체제를 사회주의에서 자유주의 시장경제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국제금융기구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과 지식을 데이터화 해두는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이 때문에 경험과 지식을 빅데이터화 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었는데 그것이 바로 EBRD의 '지식 매니지먼트' 사업이다.
반면 KDI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모든 경제 정책과 관련 연구 보고서를 문서·전자·데이터화 해둔 유일한 기관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한국의 경제 분야를 대표하는 싱크탱크를 넘어 세계적으로 이름값을 높일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름 있는 국제기구에서 인정한 '실적'이 필요했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맞은 두 기관이 손을 잡고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KDI 입장에서는 EBRD만이 갖고 있는 경제체제 전환 노하우를 데이터화 해주고, 그 대신 EBRD의 경험을 고스란히 공유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프로젝트 자금은 EBRD와 기재부가 공동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두 기관은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민관협력(Public-Private Partnership·PPP) 분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고, 연구결과 보고서는 올해 연말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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