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해양사업의 수주절벽 후폭풍이 '8월 일시 가동중단'이라는 비상조처로 현실화하면서 5600여 명의 노동자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지역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우려된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22일 담화문을 내고 "일감이 확보될 때까지 해양 야드(공장) 가동중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는 8월 해양공장 가동 일시 중단을 공식화한 것이다. 해양공장 가동중단은 1983년 4월 이 공장 준공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가동중단에 들어가는 것은 수주절벽이 이어지면서 일감이 아예 바닥났기 때문이다.
현대중 해양사업 수주는 2011년 4건, 2012년 6건, 2013년 9건, 2014년 7건으로 유지됐으나 이후 수주는 '0'건으로 기록됐다.
마지막 수주인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의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로 이후 43개월째 수주가 끊겼다.
이 나스르 설비가 오는 7월 말 완공되면 8월부턴 현장에서 일감이 사라지는 셈이다.
해양공장 가동중단이 예고되면서 지역 경제계는 벌써 경기침체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해양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2600여 명과 사내 협력업체(하청업체) 노동자 3000여 명 등 5600여 명이 동시에 일손을 놓기 때문이다.
특히, 협력업체 노동자 수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 매출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13년(4조7530억원)과 2014년(4조6530억원) 2만 명이 넘었지만,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45.6%) 지난해(2조5870억원)에는 4000여 명으로 줄었고, 최근에는 3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인력 감소로 현대중이 있는 울산 동구 일대는 원룸 전·월세가 크게 떨어지고 빈 가게도 속출하며 경제상황도 악화 일로다. 노동자들 역시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대중공업이 고육지책으로 해양공장의 일시 가동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단기간 내 수주 물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공장 가동중단과 휴업 등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