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치솟은 가운데 석유화학업계의 희비는 본업 이외의 신사업 투자 여부에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찌감치 이차전지, 그린·레드 바이오 등에 투자해온 LG화학에 대한 주식 시장의 평가는 기초소재 분야의 실적 부진 우려에도 희망적이다. 반면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해온 롯데케미칼은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8일 석유화학·증권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이날 종가는 2분기가 시작된 지난 4월 초와 비교해 각각 5.4%와 14% 하락했다. 이달 들어 LG화학은 반등에 성공했지만, 롯데케미칼은 여전히 부진한 결과다.
두 회사의 주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국제유가가 지난달 21일 배럴당 72.24달러까지 치솟을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자 기초소재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석유화학사업의 원재료인 납사 가격도 유가와 함께 올랐기 때문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 1분기에도 유가·환율 상승의 의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18.3%와 18.8% 감소한 바 있다.
LG화학은 이달 들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업체 CATL이 지난 11일 선전증시에 상장된 뒤 16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자 이 분야 선두그룹을 구성하고 있는 LG화학도 주목받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반면 석유화학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온 롯데케미칼은 중장기적으로 경쟁사의 증설 압력에 시달릴 전망이다. 당장 북미지역의 에탄분해설비(ECC)가 줄줄이 가동되며 공급을 늘리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이 지역에 모두 3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연산 에틸렌 100만t, 에틸렌글리콜 70만t 규모의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다. 세계 톱10의 종합화학사를 목표로 세운 롯데케미칼은 미국 이외에도 세계 각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한 결과 제품 시황에 따라 실적 변동폭이 커진다는 점이다. 실제 화학제품 시황이 호황이었던 지난 2016~2017년 롯데케미칼은 연달아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반면 시황이 꺾이면 더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삼성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이달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는 낮추고, LG화학의 목표주가는 올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의 흑자전환이 임박해짐에 따라 올해 하반기 화학업종 내 가장 확실하고 편안한 모멘텀은 배터리가 될 전망"이라며 LG화학의 목표주가를 47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렸다. 반면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는 "국제유가의 레벨업을 반영해 수익성에 대한 기대치를 하향한다"며 55만원에서 49만원으로 내렸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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