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염색체 검사, 양수검사 지고 NIPT 뜬다"

임신부 혈액으로 다운증후군을 99%까지 선별해내는 비침습적산전검사(non-invasive prenatal test, NIPT)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고령임신부들의 양수검사선택률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국내 산부인과 진료에 NIPT가 도입된 이후 처음 나온 양수검사 동향 보고로 향후 NIPT 검사 확대와 임상적용 지침 마련 등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NIPT는 임신부 혈액에 존재하는 태아의 DNA를 분석해 태아의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파타우 증후군, 성염색체 수적 이상에 대한 위험도를 확인하는 선별검사다. 양수검사는 임신부의 연령 증가시 발생하는 태아염색체 이상을 진단하기 위한 임신 중 대표적인 검사로 과거에는 35세이상 고령 임신부는 양수검사를 바로 시행하기도 했다. 태아 염색체 이상은 난자노화로 인한 세포의 감수분열 기능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다운증후군과 같은 특정 염색체가 3개인 태아 출산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연구팀은 NIPT 도입이 고령임신부의 양수검사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제일병원에서 진료받은 35세 이상 고령임신부들을 대상으로 NIPT 도입 전후의 양수검사 선택률을 분석한 결과, 2007년부터 2016년 3월까지 고령임신부의 양수검사 선택 비율은 38%였지만 2016년 NIPT 검사 도입 후 양수검사 선택 비율은 첫 4개월부터 큰 폭으로 떨어져 16.4%를 나타냈고 이후 기간에도 12.3%, 7.4%로 점점 감소세를 보였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다운증후군의 경우 NIPT 검사 정확도가 99%까지 높아졌고 양수검사로 인한 잠재적 유산의 위험성이 임신부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제일병원이 NIPT 검사를 시행한 2016년 4월부터 1년간 4개월마다 3차례에 걸쳐 35세 이상 고령임신부가 기형아 진단을 위해 양수검사를 선택하는 비율을 확인하고 2007년부터 2016년 3월까지의 비율과 비교했다.

제일병원은 2010년 33.3%였던 35세 이상 고령임신부 비율이 2016년 46.5%에 이를 정도로 늘고 있어 NIPT 검사는 물론 당일 결과 확인이 가능한 양수검사 및 융모막검사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검사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김민형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NIPT가 불필요한 양수검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양수검사를 포함한 여러 가지 다른 산전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임신부들은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받아 검사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류현미 교수는 "기존의 혈액검사들보다 정확도가 높지만 비용 역시 고가라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NIPT의 비용효과에 대한 연구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을 통해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7년 대한산부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 발표됐으며 학술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