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소아뇌졸중으로 불리는 원인불명의 희귀난치병인 '모야모야병'과 체내 미토콘드리아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그동안 원인을 알 수 없어 진단과 치료가 제한적이었던 모야모야병의 조속한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어린이병원 김승기 교수 연구팀(서울의대 묵인희·삼성의료원 최정원)은 모야모야병 환아와 정상인 각각 5명의 말초혈액을 채취해 비교·분석한 결과, 모야모야병 환아의 혈관내피전구세포내 미토콘드리아 모양과 기능이 비정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모야모야병 환자의 미토콘드리아는 정상인보다 형태가 불규칙하며 산소 소비기능도 매우 떨어졌다. 반면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하는 활성산소 발생은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이 환자의 혈관내피전구세포에 항산화 물질을 투약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형태가 정상화되고 산소 소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생성 능력도 활성화해 세포 기능 또한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원인없이 뇌의 주요 혈관이 서서히 막혀서 허혈성 뇌손상 혹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일본 학자들이 1957년 처음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는데, 뇌혈관이 막히면서 작은 혈관들이 뇌 아래쪽에서 새로 자라 올라가는 모양이 연기가 피어나는 모양과 같다고 해서 일본어로 '모야모야'(もやも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그간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전구세포의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연구로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관내피전구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특이성을 발견해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이상과 질환의 연관성이 드러난 셈이다.
김승기 교수(소아신경외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모야모야병 발병 원인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며 "활성산소와 이에 대응하는 항산화 물질의 역할을 확인해 향후 모야모야병의 치료법 개발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에 기반을 둔 모야모야병 진단 방법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등록한 상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신경외과 학회지인 '신경외과학'(Journal of Neurosurger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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