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성능 저하'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지난 2일부터 배터리 보상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매장에는 아이폰 배터리 재고가 없어 소비자들이 헛걸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3일 서울 홍대 부근에 위치한 애플 공인 수리·판매점 유베이스 프리스비 홍대점에선 아이폰 수리나 교체를 받으려는 이용자 10여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애플 수리점 유베이스 관계자는 "아이폰 6 배터리는 현재 재고가 부족하다. 재고가 적게는 1개 많게는 140개씩 있을 때도 있다. 나가는대로 애플에 주문을 넣는 방식이다. 애플에 주문을 넣었으니 기다려야한다. 언제 들어올지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이정은(35)씨는 "오전에 회사 근처 수리점에 갔는데 재고가 다 떨어졌다면서 나중에 오라고 했다. 재고가 언제쯤 들어오냐고 물어보니 그건 애플이 보내줘야하기 때문에 수리점도 알 수 없다고만 한다. 보상안을 발표해놓고 나몰라 하는 식이니 너무 무책임하다"면서 "아이폰을 믿고 사용한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아이폰 6S를 사용하는 이종혁(39)씨는 배터리를 교체하러 수리점을 찾았지만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야 했다. 수리점 직원은 이씨에게 스마트폰 액정에 흠집이 있다며 배터리 교체를 거부했다. 애플코리아는 액정이나 카메라가 손상됐어도 아이폰 6 이상 기종은 배터리 교체 대상이라고 밝혔지만, 현장 수리점에서는 "애플 공식홈페이지에 제품 손상된 경우는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다고 나와있다"며 수리를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이 씨는 "배터리 교체 대상임을 확인했는데, 외관상에 문제가 있다며 배터리 교체를 거부했다. 겉에 흠집이 난 것과 배터리 교체가 무슨 상관이냐고 물었지만, 배터리를 교체할때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액정이나 카메라에 흠집이 나면 안된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혼선이 빚어지는 이유는 애플이 국내에는 직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외주 형태로 AS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수리점들은 애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리를 안내하고 교체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공식 홈페이지, 애플 코리아의 지침 등 가이드라인이 여러 개이다보니 엔지니어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이폰 배터리 교체는 지난달 29일 애플이 '아이폰 성능 저하' 관련 공식 사과하면서 보상안으로 발표했다. 아이폰 6 이상 기종에 한해 배터리를 현 79달러에서 29달러로 인하된 가격에 교체해준다는 내용이다. 애플코리아는 국내에서는 지난 2일부터 공인 서비스센터에서 3만4000원에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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