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가 2019년까지 4억2000만달러(약4600억원)를 투자해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생산라인을 구축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한국을 아이코스 수출 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날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전용 담배제품인 히츠의 소비자가격도 현행 갑당 4300원에서 4500원으로 20일부터 인상한다고 밝혔다.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을 올린 것은 전자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이 인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 담배가격 대비 50% 수준인 세금이 내년 중으로 90% 수준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필립모리스는 세금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에서 직접 아이코스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40%의 수입관세, 항공운송료, 물류비 등이 크게 절감된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히츠는 이탈리아에서 생산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현재 일반 궐련을 생산하는 경남 양산공장에 히츠 생산을 위한 설비를 증설한다. 2019년까지 총 4600여억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며, 내년 2분기부터 국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추가로 700여명의 직원을 채용한다. 현재 브리티쉬아메리칸타바코(BAT)도 사천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연초인 네오스틱을 생산하고 있어서 앞으로 한국은 아시아 최대의 궐련형 전자담배 생산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직접 국내 생산하게된 또다른 이유는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이용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4월 10만갑에 불과했던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10월에는 2070만 갑에 달했다. 이중 대다수가 아이코스의 히츠다. 서울지역의 경우 전체 담배판매량 중 5%가 아이코스인 수준까지 도달했다.
4500원이라는 가격에 대해서 업계에서는 시장 경쟁상황을 고려한 최소한의 인상폭으로 보고있다. 4500원 이상으로 올릴 경우 기존 담배보다 더 비싸져서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가 KT&G에서 새로 출시한 담배의 경우 연초 가격을 4300원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자담배 글로를 판매하는 BAT 등 경쟁사들이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현재 가격을 유지할 경우 아이코스 대비 가격 경쟁력은 유지할 수 있지만 세금인상으로 인해 수익성은 계속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