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이달 말 임원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처음 돌파한 전망인데 인사에서도 성과주의에 따른 상벌이 뚜렷하게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 계열 11개 상장사의 3분기 합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6% 늘어난 10조4555억원이다. 4분기 대형 계열사가 큰 폭의 적자를 내지 않는다면 합산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은 사실상 확정적인 상황이다.
계열사 중에서도 박진수·권영수·한상범·조성진 부회장이 이끄는 4개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돋보인다. LG디스플레이, LG전자, LG화학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각사별로도 영업이익이 2조원을 웃돈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은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점쳐진다. LG유플러스도 포화 시장에서 경쟁사를 웃도는 실적 개선을 이뤄낼 전망이다.
영업이익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한 부회장이 이끄는 LG디스플레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4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3.8% 증가했다. 4분기 시장 추정치를 포함하면 증가율이 110.28%로 떨어지지만 2016년 영업이익이 19.33% 역성장한 이후 거둔 성과이기에 의미가 크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기존 연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웃돌고 있다.
LG화학도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31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2% 늘었다. LG화학의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11년 2조8354억원인데 시장 추정치는 2조9915억원에 달해 3조원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의 환경 규제 강화가 화학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된 LG전자는 2조1017억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1% 증가한 수치인데 4분기에는 89.6%로 확대될 전망이다. TV와 가전이 올해 사업을 잘한 부분도 있지만 지난해 스마트폰 관련 대규모 적자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이번 인사에서 MC사업본부장인 조준호 사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재무통'인 권 부회장이 2년째 맡고 있는 LG유플러스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6250억원,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11.2%에 그쳤다. 다만 포화시장인 이동통신시장에서 유·무선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올해 연간 실적 시장 추정치 기준 전년 대비 영업이익 성장률은 LG유플러스 10.3%, KT 5.3%, SK텔레콤 4.9% 순이다. 10%를 웃도는 곳은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2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던 LG이노텍도 올해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3분기 누적 영업손익은 지난해 153억원 적자였지만 올해는 1553억원으로 흑자전환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연간 영업이익 시장 추정치는 3149억원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3분기에는 애플에 납품하는 3D 센서모듈 물량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최근 LG 자회사로 편입이 결정된 LG상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8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7% 성장했다.
이외 계열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LG생활건강 6%, LG하우시스 -9.2%, 실리콘웍스 -17.2%다. 지투알은 적자전환한 상태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소폭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LG그룹은 지난해 말 예년 100~120명 수준을 웃도는 150명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성과주의에 입각해 110여명이 물러났고 신규 상무 승진자는 100명에 달해 조직이 젊어졌다. 올해 주요 계열사들이 높은 실적 성장을 이뤄낼 전망이기에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곧 발표될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치는 LG 업적보고회는 지난달 30일 시작해 이달 중 끝이난다. 구본준 LG 부회장이 처음으로 주재했으며 계열사별 사업 결과와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점검했다고 전해졌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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