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X시리즈를 SUV(Sports Utility vehicle) 대신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고 정의한다. 실용성을 추구한 SUV가 아니라 스포츠세단과 럭셔리카 개념을 접목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X시리즈의 가지치기 모델인 X4와 X6는 SAC(Sports Activity Coupe)라고 부르기도 한다. X는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 Xcountry)라는 뜻이다.
X시리즈 '센터'는 X3다. 더 잘난(비싼) X4, X5, X6도 있지만 막내인 X1을 끌어주고 형님들을 보필해주는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X3는 성과도 좋다. 2003년 1세대, 2011년 2세대가 출시돼 글로벌 시장에서 총 160만대 이상 팔렸다. 11월부터 국내 판매에 들어간 X3는 3세대다.
3세대 X3는 외관과 성능이 더욱 다이내믹해졌다. 전장x전폭x전고는 4710x1890x1670mm로 기존 모델의 4657x1881x1678mm보다 길어지고 넓어지고 낮아졌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54mm 길어진 2864mm다. 여기에 긴 보닛, 짧은 전면 오버행으로 날렵하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추구했다.
키드니 그릴은 더 커졌다. 육각형 디자인의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와 그릴은 기존과 달리 분리됐다. 보닛은 캐릭터 라인을 통해 입체감을 강조했다. 측면에서 보면 하단으로 떨어지는 루프 스포일러로 스포티한 매력을 살렸다. 리어 램프는 둔탁했던 기존 모델보다 좀 더 세련되게 다듬었다. 유럽기준으로 공차중량은 이전 모델보다 55kg 가벼워졌다. 공기역학 효율을 최적화해 공기저항계수(Cd)는 동급 최고 수준인 0.29까지 낮췄다.
실내는 고급스러움과 안락함에 초점을 맞췄다. X3 최초로 3존 전자동 공조장치를 통해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 간 온도를 개별 조절할 수 있다.
6가지 색상 조합으로 편안하고 포근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는 엠비언트 라이트, 차량 도어 주변에 매력적인 조명을 비춰주는 웰컴 라이트 카펫을 채택했다.
차량 정보를 키로 알 수 있는 BMW 디스플레이키도 매력포인트다. 센터페시아에는 BMW 디스플레이키와 스마트폰 충전이 모두 가능한 무선 충전 패드를 적용했다.
X3 xDrive30d 모델의 경우 탑뷰 및 서라운드 뷰를 포함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손동작으로 내비게이션 및 주요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 고품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을 제공한다.
햇빛을 차단해주는 롤러 선 블라인드, 쾌적함을 더해주는 통풍 시트도 적용했다. 뒷좌석 등받이는 전방 5도, 후방 6도까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적재공간이 550ℓ에서 1600ℓ로 늘어난다.
[사진제공:BMW]
시승차는 X3 xDrive 30d다. 3ℓ 직렬 6기통 디젤 엔진과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265마력, 최대토크는 63.3kg·m, 발진가속도(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는 5.8초, 복합연비는 11.3km/ℓ이다.시동을 켰을 때는 가솔린 엔진으로 착각할 정도로 조용하다. 스티어링휠은 두껍고 묵직하다.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로 구성됐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페달을 세게 밟지 않아도 치고 나가는 맛이 우수하다. 변속은 매끄럽다. 기어 간 폭이 좁은 8단 변속기를 채택한 효과다. 고속에서도 주행 안정감이 우수하다. 고속에서 실내 소음은 물론 풍절음도 적다.
토크발도 매력적이다. 차로를 바꾸기 위해 치고 나갈 때마다 순간적으로 앞선 차들을 제치는 맛이 재미있다.
코너링 성능도 만족스럽다. 차고가 높은 SUV답지 않게 민첩하면서도 좌우 흔들림 없이 돈다. SUV가 아니라 키 큰 스포츠츠세단으로 불러도 될 수준이다. BMW가 SUV가 아니라 SAV라고 부르는 데 이의를 제기할 필요없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네 바퀴에 힘을 배분하면서 모래, 자갈로 뒤덮인 울퉁불퉁한 오프로드를 큰 힘을 쓰지 않고도 빠져나왔다. 웬만한 SUV는 바퀴가 빠지거나 헛도는 모랫길도 X드라이브의 지원으로 부드럽게 통과했다. 모랫길을 지날 때 바퀴가 잠깐씩 미끄러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접지력을 잃지 않고 바로바로 회복했다. X드라이브는 도로 상황에 따라 차축에 전달하는 앞뒤 구동력을 0.1초 만에 0~100이나 100~0으로 자동 분배한다
강에서도 거센 물살과 미끄러운 돌에 휘둘리지 않았다. 폭이 30m에 달하는 강을 가로지르는 코스를 집어넣은 BMW의 배짱(?)은 X드라이브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가능했다. X3는 SUV와 스포츠세단의 단순 결합(+)에 머물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SAV 완전체로 진화했다.
가격은 xDrive 20d M스포츠 패키지 6870만원, xDrive 20d xLine 6580만원, xDrive 30d M 스포츠 패키지 8360만원, xDrive 30d xLine 8060만원이다.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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