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이 인도네시아 사료·종계(병아리용 계란 생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하림그룹의 계열사인 팜스코는 인도네시아 축산기업 수자야그룹의 사료종계 사업부문을 최종 인수해 현지 경영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팜스코는 운영자금을 포함해 총 600억원을 현지에 투입할 예정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한국형 축산 계열화 시스템을 인도네시아에 조기 정착시켜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육류 단백질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팜스코가 인수한 사료공장은 수자야그룹이 지난 2014년 완공한 연간 생산능력 50만t 규모의 최신식 사료 제조시설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항만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사료회사들이 속속 진출하는 서부 자바섬에 위치했다. 2013년 완공된 종계 농장은 전체 면적이 18ha로 사육 규모는 약 17만5000수다.
하림그룹은 이번 인수로 인도네시아 닭고기 사업 진출이 수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육계 계열화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료와 병아리 생산 체계를 이번에 확보했고, 앞으로 육계 사육와 도계 가공 시설까지 갖추게 되면 계열화 시스템을 모두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팜스코는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사료 원료인 옥수수 유통사업을 시작해 육계 계열화사업의 기초를 다져왔다. 빠른 시간 내 월 1만5000t의 사료를 생산해 오는 2020년까지 연간 사료 생산 30만t, 종계 사육수수 40만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의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2014년 기준 6.3kg으로 14kg인 국내 소비량(2016년 기준)에 크게 못 미치지만, 소득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국민 대부분이 돼지고기를 금기하는 이슬람교도인 만큼 육계시장 성장성이 부각되는 국가다. 아시아 최대 축산계열화기업인 태국의 CP그룹과 카길(미국)도 일찌감치 진출해 인도네시아 기업인 자파, 말린도와 함께 현지 사료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CJ가 이곳에 진출해 있다.
인도네시아의 연간 사료 생산량은 2015년 기준 1800만t으로, 연평균 10%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중 87% 정도가 양계용 사료다.
팜스코 관계자는 "현지에서 축적한 옥수수 사업의 현장경영 노하우와 하림그룹의 검증된 육계 계열화 시스템이 접목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사료·종계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육계 사육까지 확대하고 도계, 가공, 유통에 이르기까지 계열화 시스템을 전개하는 방안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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