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특허 심사, 민간에 일임…관세청 빠진다

면세점 특허를 심사하는 특허심사위원회가 민간위원으로만 꾸려진다. 위원 명단과 평가 점수를 전부 공개하고, 관세청은 면세 특허 심사에서 발을 뺀다.
면세점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1차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특허심사위원회를 민간주도형으로 바꿔 공정성과 독립성을 높이는 데 있다. 현재 위원회는 관세청 차장을 위원장으로 15인 이내 위원들로 구성되지만, 앞으로는 위원장도 민간위원 중 선출하고 위원 전원을 민간 출신으로 구성한다. 이전에는 위원회 절반 정도만 민간위원이었다.
위원회는 특허심사 때마다 심사 3일 전 무작위로 뽑아 심사가 종료되면 바로 해산했지만 앞으로는 임기 1년, 중임의 상설위원회로 전환한다. ▲보세구역 관리역량 ▲경영 역량 ▲관광 인프라 ▲경제·사회 공헌 및 상생협력 등 4개의 전문분야로 나눠 각 25명씩 100명 내외로 인원을 늘린다. 특허 심사 시 전문분야별로 6명씩, 위원장 1명까지 총 25명 이내로 추출해 회의를 연다.

위원들이 금품을 수수하거나 비밀을 누설할 경우 민간위원임에도 공무원에 준하는 처벌을 받고 직무 태만 시 해촉이 가능하다.
심사 범위는 단순 사업자 선정과 영업 개시일 연장에서 관세청·세관이 작성한 업체별 특허신청 자격 요건 사전검토, 계량지표 산정 결과 검수까지 확대한다.
관련 정보는 전면 공개한다. 위원회 명단이 비공개였던 과거에 비해 위원회 전체 명단을 사전에 공개하고, 이후 직접 심사에 참여한 평가위원 명단을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중분류까지만 공개하던 평가항목별 배점은 29개의 세분류까지 전부 공개하고, 특허 공고 시 평가위원이 참고하는 지침 역시 공개한다.
심사 후에는 평가항목별로 평균 점수를 면세 기업들에게 통보하며, 기업별 평가는 온라인 홈페이지에 싣는다.
위원들의 편향을 막고 심사 결과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원들은 전체 평가가 아닌 전문분야만 평가한다. 평가항목별로 최고·최저점은 배제하고 점수를 A+부터 F까지 11개 등급으로 나눠 등급마다 고정 점수를 부여한다. 점수를 줄 때는 이유를 명기해야 한다.
평가 기준 역시 개선한다. 현재 매장 면적이 클수록 높게 배점하는 '매장면적' 항목을 최소 기준 면적인 496㎡만 충족하면 되는 식이다. 관광인프라 개선 배점은 기존 150점에서 200점으로, 사회환원·상생협력 평가항목은 통합·재조정으로 기존 300점에서 250점으로 줄었다.
시민단체·학계·법조계·언론계 등 각 분야 전문가 2~3명으로 구성된 청렴 옴부즈맨이 특허심사위원회의 때 참관인으로 참석해 심사 부정과 비리를 감시할 수 있다. 이들은 위원 선발 시 경찰관과 함께 입회해 관세청의 선발 과정을 지켜보고, 면세사업자 선정 후에는 관세청 감사담당관실에서 특허심사 과정을 감시한다.
이번 개선안은 오는 12월 31일 특허 기간이 끝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부터 적용된다.
면세점 제도개선TF는 앞으로 특허 발급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면세사업권 발급 이후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추가적으로 내놓을 방침이다.
관계자는 "면세제도를 원점부터 재검토해 현행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경매제나 등록제로 바꾸는 방안도 폭넓게 고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