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호텔그룹의 4개 브랜드가 용산에 집결했다. 명동과 강남 처럼 다수의 호텔이 밀집된 지역은 있지만, 글로벌 호텔그룹이 자사 브랜드를 국내의 동일 지역에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국내외 이용객 다변화로 2년 내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각오다.
서울드래곤시티 개발·운영사인 서부티엔디 승만호 대표는 27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컨벤션센터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의 중심 용산에 랜드마크 건설을 계획한 이후 약 3년 반의 공사를 거쳐 문을 열게 됐다"며 "국내 최초 호텔플렉스인 만큼 새롭게 부상하는 용산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일 문을 여는 서울드래곤시티는 4개의 호텔이 모인 만큼 객실 수만 1700개에 달한다. 최대 40층 규모의 빌딩 3개가 용의 모양을 형상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첫 선을 보이는 그랜드 머큐어(202실)를 비롯해 노보텔 스위트(286실), 업스케일 노보텔(621실), 이코노미 이비스 스타일(591실)로 구성됐다. 고급호텔 객실부터 이코노미 객실까지 호텔 브랜드별 특장점을 활용해 자유·단체여행객과 기업 고객은 물론 개인·단체여행객, 단기 및 중장기 투숙객까지 고루 공략한다는 게 서울드래곤시티의 설명이다.
승 대표는 "운영을 아코르호텔그룹이 맡은 만큼 글로벌 호텔 체인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시아는 물론 미주, 유럽, 중동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대규모 시설인 만큼 기업 고객 유치를 위해 컨벤션 시설을 강화했다. 세미나와 비즈니스 미팅, 예식·회갑연·연회 등이 가능한 미팅룸만 17개이고, 프라이빗 다이닝 룸 8개, 그랜드 볼룸 2개를 갖췄다. 특히 컨벤션 시설 3층과 5층에 있는 다용도 그랜드 볼룸은 각 1189㎡ 규모로 1972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서울지하철 1호선 용산역과 연결돼 있는 만큼 식음(F&B)시설도 다양하게 들어섰다. 11개 F&B 중 레스토랑과 바는 6개로, 이국적인 느낌의 로비 바&델리 '알라메종', 프리미엄 올데이 다이닝 '푸드 익스체인지', 캐주얼 올데이 다이닝 '인 스타일', 캐주얼 비스트로 '메가 바이트'가 대표적이다.
특히 스카이킹덤에는 5개의 F&B가 들어선다. 이 곳은 서울드래곤시티 건물 3개 중 2개를 상단에서 잇는 4층 규모의 스카이 브릿지로 31~34층에 자리했다. 킹스 베케이션, 퀸스 가든, 더 리본, 스파이 앤 파티룸, 스카이 비치가 식사를 겸한 라운지 바와 파티룸으로 꾸며졌다. 오는 11월 서울드래곤시티가 전면 개장할 때 함께 문을 열 계획이다.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용산 주니어 스위트 룸 내부 [사진 제공 = 서울드래곤시티]
제롬 스튜베르 서울드래곤시티 총괄 총지배인은 "최근 재단장을 마친 CGV용산아이파크몰과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아이파크몰, 국립중앙박물관 등 지역 내 관광 인프라와 협업해 다각적인 프로모션 전략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중국인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중국인 관광객은 줄었지만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의 호텔 방문도 늘고 있고 국내 여행시장도 여전히 성장세에 있다"며 "일부 서울 지역 호텔 공실률이 크다고 해도 일시적인 문제로 사드 같은 외교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여전히 수요에 비해 서울 시내 호텔은 공급 부족 상태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바셋 아코르호텔그룹 아시아 지역 총괄 운영책임자(COO) 역시 "현 국내 호텔 시장 둔화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중국 시장만 바라보고 있지도 않고, 아코르호텔그룹의 국가별 투숙객 순위 1위도 중국인이 아니다"라면서 "최근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 등 역동적인 고객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2년 내 서울드래곤시티가 국내 호텔의 평균적인 성과와 비등한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바셋 COO는 또 "한국 호텔 시장 전망이 어둡다면 아코르호텔그룹이 지속적인 진출 전략을 내놓지도 않을 것"이라며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 소피텔 국내 개점과 관련한 협상을 현재 진행 중이고 앞으로 2~3년 내 풀만을 비롯해 최소 5개 럭셔리 호텔을 한국 전역에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승 대표는 "서울드래곤시티는 5000억원을 투자해 고용창출 인원만 1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라며 "용산 아이파크와 전쟁기념관은 물론 타 기업이나 기관과의 프로모션도 늘리고, 지역사회와의 상생 차원에서 매년 일정 금액 이상의 수익이 나면 용산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에도 나서 단순 호텔을 넘은 새로운 비즈니스·레저 중심으로 서울드래곤시티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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