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조선업계에 1조원을 넘나드는 뭉텅이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일감부족으로 순환휴직에 들어갔거나 들어갈 예정인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수주다.
현대중공업은 26일 폴라리스쉬핑으로부터 32만5000t급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10척을 8억달러(9102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지난 2012년 그리스 선주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한 이래 단일계약 기준으로 5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VLOC는 세계 최대 광산 업체인 브라질의 발레사의 철광석을 운반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폴라리스쉬핑은 최근 발레사와 용선계약을 맺고 VLOC 10척 발주를 진행했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VLOC는 길이 340m, 폭 62m, 높이 29.8m 크기로 오는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이 선박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에 대응해 LNG 레디(Ready) 디자인이 적용됐다. LNG 레디 선박은 기존 연료인 벙커C유를 사용하지만 향후 LNG연료 추진선박으로 개조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이 선박에는 평형수처리장치, 탈황 스크러버 등도 장착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는 이번 계약으로 올해 총 99척·58억달러를 수주하게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0척·20억달러) 대비 척수 기준으로는 5배, 금액 기준으로는 3배 가까운 실적이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초대형 수주 소식을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을 9억 8400만달러(1조1181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선주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인 것으로 보인다. MSC는 최근 2만2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새로 짓기로 하고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막판 협상을 벌여왔다. 지난 21일 대우조선해양과 5척 계약을 체결했고 이날 삼성중공업과 6척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의 이날 수주는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 9월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10억3000만달러(1조1700억원)에 수주한 바 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24척·65억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리며 연간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21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은 8억2000만달러어치에 달한다. 단일계약으로 2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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