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정수의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이야기
2.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동화가 아닌 지능화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는 '초연결성(Hyper-Connection)'과 '초지능화(Hyper-Intelligence)'다. 이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혁신은 이미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기반은 IMCBA(IoT, Mobile, Cloud, Big Data, AI)로 구축된다.
먼저, '초연결성(Hyper-Connection)'은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람과 사물, 그리고 주위 모든 것들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IOT(Internet of Things), IOE(Internet of Everything), 그리고 스마트폰(Mobile)을 기반으로 한다.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정보는 센서를 통해 데이터화되어 수집된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데이터의 양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의 양은 너무 방대해져서 더 이상 물질적인 서버 구축만으로는 수용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클라우드(Cloud)는 해결책을 보여준다. 네트워크를 통한 가상 서버를 통해 여러 장소에서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AP의 레오나르도(Leonardo), 네이버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의 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구글의 클라우드 플랫폼(Cloud Platform)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은 클라우드(Cloud)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가 곧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지만 잘못된 데이터 구축 및 활용은 재앙이 될 것이다. 소비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창고처럼 클라우드(Cloud)에 저장하고, 클라우드(Cloud) 안에 있는 정보를 은행처럼 빌려다 쓰기도 할 것이다. 그만큼 데이터가 중요하고 활용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클라우드(Cloud) 서비스를 검토해야 한다.
[사진제공 : 포스코]
그렇다면 '초지능화(Hyper-Intelligence)'는 무엇일까? '초연결성(Hyper-Connection)'을 통해 수집되고 저장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는 빅데이터(Big Data)의 분석 기술을 통해 최적화된다. 이렇게 최적화된 정보는 인공지능(AI)의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우리의 행동과 패턴에 대한 예지 가능성(Predictability)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이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된 데이터를 토대로 우리가 지금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편의로 일상생활에 다시 스며드는 것이다. 이 과정은 기존의 소비 패러다임을 O2O(Online to Offline, Offline to Online)라는 새로운 소비 채널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 시키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증권]
O2O는 물질의 기본적인 단위인 원자(Atom)와 정보전달의 최소단위인 비트(Bit)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나온다. 물질(Atom)로 구성된 오프라인(Offline)은 물질적인 세상 즉, 현실 세계(Reality)를 말한다. 우리가 평상시에 이용하는 집이나 카페와 같은 공간, 일을 하거나 사회활동을 할 때 쓰이는 시간과 노동력, 시장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화폐 등 한정적이고 희소성이 있는 것들이 물질(Atom) 세상을 구성한다. 정보(Bit)로 구성된 온라인(Online)은 사이버 세상,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을 말한다. 물질(Atom)과 달리 정보(Bit)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과 희소성 없이 무한대의 속도로 데이터를 확장해나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물질(Atom)과 정보(Bit)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일치화됨으로써,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 오프라인의 경험이 필요한 부분만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다양한 경쟁적인 비즈니스 채널들을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변화시키고 있다. 즉, 비즈니스 채널들이 협력하며 경쟁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혁신 활동은 대부분 정보(Bit)로부터 나온다. 운동의 법칙이 증기기관을 낳고, 에너지의 법칙이 전기 기구를 낳았듯이, 정보의 법칙은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통해 세상을 완전히 혁신하는 중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요구하는 정보의 중요성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협력형 경쟁(Coopetition = Cooperation + Competition)이 정답이다.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들은 독립적이지만 보완적인 관계로 협력해야 채널들의 유기적인 결합이 가능하다. 즉, 우리의 삶이 협력과 조화의 연속인 것처럼 기업도 협력형 경쟁(Coopetition)이 정답인 것이다. 인류가 생존경쟁 속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잘 적응해 왔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기업이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을 하기 위해 협력형 경쟁(Coopetition)은 필수조건이라면, 기업이 세계 시장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적자 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을 위한 협력형 경쟁은 충분조건인 것이다.
협력형 경쟁(Coopetition)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Business Ecosystem) 조성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지능화 비즈니스 생태계(Intelligent Business Ecosystem) 조성은 앞서 언급한 IMCBA(IoT, Mobile, Cloud, Big Data, AI)의 기반위에 새롭게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산업의 진입장벽으로 막혀있는 과거의 규제와 제도를 개선해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어린이 놀이터가 있어야 아이들이 조화롭게 뛰어놀 수 있듯이 서로 통합과 융합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비즈니스 생태계(Business Ecosystem)에서 보다 유연성 있는 법적 인프라와 제도의 도입은 필수적이고 기업은 그 안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협력하며 경쟁해야 한다. 다시 말해 산업혁명은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함축하는 담론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로봇 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언급한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싶다.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사회적 분위기를 회상해 보자. 그때도 지금과 같은 사회적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일자리는 늘어났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인 협력형 경쟁(Coopetition)은 게임이론을 바탕으로 생겨난 용어이다. 승자와 패자로 확연히 나누어지는 치열한 제로섬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한 경쟁만이 성장동력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며 경쟁자들과의 제휴를 통해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해야 시장의 크기를 확장하고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윈윈(Win-Win)의 공생발전 패러다임이다.
그래서 시대정신이 중요하다. 세계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은 균형을 유지할 것이고, 더 나아가 4차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그 균형은 과거에 비해서 더 정교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지능화를 갖춘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가는 협력형 경쟁(coopetition) 환경을 누가 더 빨리 갖춰나아갈 것이냐에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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