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면서 주행거리가 길어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로 유명한 테슬라는 표준모델 기준 한 번 충전한 뒤 350km를 달릴 수 있는 모델3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트림을 올리면 498km를 달린다. GM이 최근 출시한 볼트(Bolt)도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383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렇게 장거리를 달릴 수 있도록 하는 배터리들의 크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다.
일정 개수 배터리 셀을 모은 모듈과 모듈을 모은 팩의 크기 비교. [사진 제공 = 삼성SDI]
테슬라가 사용하는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는 편의점에서 보는 건전지와 비슷한 모양이고 크기는 약간 크다. 최근 원통형 배터리의 크기 표준이 커졌지만 지름 21mm, 길이 70mm에 불과하다.볼트에 들어가는 LG화학의 파우치형 배터리 역시 옆면의 넓이가 A4 용지 한 장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주머니에 소재를 넣은 것으로 전기차 디자인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들은 작은 배터리 수백개에서 수천개를 연결해 자동차를 달리게 할 동력을 얻는다. 배터리 크기를 늘리기 힘든 이유는 최근 충방전을 반복하는 배터리에 쓰이는 소재인 리튬이 불안정한 물질이라는 데 있다. 크기를 키우면 발화 위험이 커지고, 발화 위험을 낮추려면 에너지밀도를 포기해야 한다.
그렇다고 배터리 개수를 무한정 늘리기도 힘들다. 배터리 개수가 많아지면 각 배터리가 머금고 있는 에너지를 관리해주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성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가장 작은 크기의 배터리 수천개를 차체 하부에 깔아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건 BMS 기술력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배터리업체들은 수백, 수천개의 배터리를 바로 BMS에 연결하지 않고 모듈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외부 충격에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몇 개에서 수 십개의 배터리를 묶어 놓은 모듈을 BMS와 냉각시스템을 갖춘 케이스에 넣어 놓은 게 배터리 팩이다. 우리가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들어 있는 부분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게 배터리 팩이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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