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연속 상승하던 소비자심리가 이달 들어 북핵 문제와 집값 하락 우려로 하락 반전했다.
수출 호조와 새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로 상승하던 한국 소비자들의 심리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2017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9.9로 7월보다 1.3 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년 1월~2016년 12월 조사 값의 평균치를 100으로 놓고 소비자심리가 이 보다 낙관적이면 100 보다 높고 부정적이면 100 보다 낮게 매기는 지표다. 한은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월 93.3을 기록한 뒤로 매달 치솟다 이번달 들어 하락해 우려를 더했다.
박상우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이날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한 가장 큰 요인은 북핵 문제로 파악됐다"면서 "그동안 계속 상승한 만큼 이번달 들어 미세조정에 들어간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소비자 심리 동향을 북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던 지난 11~18일 전국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만큼 조사 시점 자체가 소비자 심리가 가장 부정적인 때 이뤄진 것이다. 이 결과 한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보면 향후경기전망은 8월 104로 지난달 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이달 들어 현재경기판단CSI는 지난달 보다 3포인트 하락해 93을 기록했으며, 생활형편전망CSI도 같은 기간 2포인트 하락해 93으로 내려 앉았다. 반면 소비지출전망CSI는 109로 한 달 전보다 1p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한 주택 경기에 대한 소비자 전망이 크게 나빠졌다. 1년 후 집값 전망을 물어본 주택가격전망CSI는 99로 지난달 보다 16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이다. 박 팀장은 "정부가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이달 임금수준전망CSI는 125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오르면서 4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8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지난달 보다 0.1%p 올랐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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