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서비스를 축소하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LCC(저비용 항공사)가 실제 일부 구간에서는 대형 항공사와 운임료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수기 주말 기준 김포-제주 노선의 항공사별 운임을 조사한 결과 공항시설사용료 등을 포함한 편도 총액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11만3200원과 11만9200원으로, 평균 11만6200원이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국내 LCC인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의 동일 노선 운임료는 10만1200~10만4100원 수준이었다. 위탁수하물이나 사전 좌석지정 같은 LCC 유료서비스를 선택할 경우 가격 차는 더 좁혀지거나 경우에 따라 LCC가 최대 9.5% 더 비쌌다는 게 협의회 측의 설명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무료 수하물 기준은 인당 20kg으로, LCC는 그보다 5kg 적은 15kg이다. 이보다 무거운 수하물에 대해서는 1만원의 추가요금을 받으므로 수하물 무게가 15kg이 넘는다면 LCC 탑승이 더 비싼 '역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사전 좌석지정도 마찬가지다. 비상구 좌석을 포함해 특정 좌석을 지정할 경우 LCC는 추가요금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협의회 측은 "LCC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대형항공사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가격 체제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LCC가 항공권 가격은 계속 올리면서 유료서비스는 그대로 놔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 항공업계는 물가 상승률 반영 등을 이유로 일제히 국내선 항공권 가격을 인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사 대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포-제주 노선은 국내선 중 가장 붐비는 인기노선으로 항공사 좌석공급량이 탑승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요가 많은 만큼 가격결정권을 항공사가 쥐고 있어 대형항공사들이 LCC와의 경쟁을 위해 운임료를 계속해서 끌어내리고 있고, 이에 맞서 LCC들은 1만원대의 특가 항공권을 꾸준하게 내놓는 상황이다.
LCC 관계자는 "성수기 등 특정일을 기준으로 항공권 가격을 단순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LCC는 무조건 저렴한 항공권을 판매하는 항공사가 아닌 비용절감을 추구하는 항공사다. 유료서비스 등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특가 프로모션을 다양하게 내놓기 때문에 사실상 훨씬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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