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 야생 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쯔쯔가무시증의 발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건당국이 내다봤다. 또 해외에서 유행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감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5일 충북 오송 본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올해 하반기 주의해야 할 10종의 감염병 및 예방수칙'을 발표했다. SFTS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에 물려 전파되는 감염병으로 발열·구토·오심·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는 9∼10월에 많이 발생하는데 치료제가 없고 고령자에서 치명률이 높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데 발열·발진을 동반한다. 유충 번식기인 10∼12월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직접 브리핑을 한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SFTS와 쯔쯔가무시증을 예방하려면 수풀 환경에서 작업할 때 작업복을 착용하고 돗자리를 사용하는 등 신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레지오넬라증은 냉각탑, 목욕탕, 물놀이 시설 등에서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되고 노로바이러스감염증은 오염된 음식을 섭취가 주원인이다. 인플루엔자(독감)는 대부분 경증으로 자연 치유되지만,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신종 혹은 재출현 감염병도 5종이 제시됐다. AI 인체감염증은 국내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중국 등에서 유행하고 있어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축산농가, 철새도래지 출입을 자제하고 인접 국가 여행 시 주의해야 한다. 메르스는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계속 유행하는 상황이다. 성지순례 기간인 하지(Hajj)에 중동 여행자가 급증하면 국내로도 유입될 수 있다. 정 본부장은 "메르스의 경우, 지난 2015년 큰 피해를 입었는데도 아직까지 중동 여행 시 낙타와 접촉하는 등의 부주의한 행동이 많은 것으로 조사된다"고 경고 했다.
지카바이러스감염증·뎅기열·웨스트나일열 등 모기매개감염병은 동남아·남미·미국 등에서, 에볼라바이러스병·라사열·크리미안콩고출혈열과 같은 바이러스성출혈열은 아프리카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콜레라, 비브리오 패혈증 등 병원성비브리오감염증은 오염된 음식으로 전파된다. 간 질환자, 당뇨 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치사율이 50%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해외여행 시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정 본부장은 "대부분의 감염병은 간단한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며 ▲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 옷소매 위쪽으로 기침하기 ▲ 안전한 물과 음식 먹기 ▲ 예방접종 받기 ▲ 야외 활동 시 진드기 등 매개체 조심하기 ▲ 해외 감염병 정보 확인하기 ▲ 귀국 후 증상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신고하기 등의 행동수칙을 제시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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