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는 심장에도 부담을 준다. 여름에 심장마비가 많은 이유는 폭염이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열을 받으면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액이 피부근처 모세혈관으로 집중된다. 심장은 피부표면의 순환혈액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박동이 커지고 빨라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장에 과도한 부담이 오게 되고, 평소 심장이 약한 사람이 폭염에 무리를 하면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또한 휴가지에서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갑자기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더운 날씨에 확장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되면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심하면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심장마비는 기존에 심장질환 병력이 있거나 또는 없던 환자에게서 갑자기 심장기능이 멈추거나,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경련하듯 가늘게 떨리기만 하는 심실세동이나 심실 빈맥과 같은 악성 부정맥이 발생한 상태를 포함하는 질환이다. 그 상태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되며 증상이 발생한지 1시간 이내에 예기치 않게 사망하는 경우를 심장 돌연사로 정의하고 있다.
김광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장병의 특성상 심혈관계 사망환자의 약 50%가 심장 돌연사 형태로 나타나며, 특히 이들 환자의 절반가량에서 심장질환의 첫 증상이 심장마비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및 보호자는 갑작스러움과 예상하지 못함이라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환자의 70% 이상은 심장마비가 발생하기 1시간에서 4주 전부터 전조증상이 발생한다. 대한심장학회가 밝힌 심장마비의 전조증상은 △수분 이상 지속하거나 왔다 갔다 하는 가슴 가운데 부분의 갑작스런 압박감, 충만감, 쥐어짜는 느낌이나 통증 △가슴 중앙부로부터 어깨, 목, 팔 등으로 전파되는 가슴의 통증 △머리가 빈 느낌, 실신, 발한, 호흡곤란 등을 동반한 가슴의 불쾌감 △육체 활동이나 정신적 흥분 등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고, 휴식이나 안정을 취하면 사라지는 가슴의 통증 △심장이 매우 빨리 뛰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경우 등이다.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심장전문의와 상의해 필요한 검사 및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심장질환의 특성상 하루 종일 지속되기 보다는 수분 정도 증상이 생겼다가 또 완화되는 형태로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심장마비와 같은 치명적인 상황에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심장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관상동맥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관동맥 질환이며, 약 10~15%는 확장성 또는 비후성 심근증과 같은 심장근육 질환이다. 관상동맥 질환은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성분이 심장혈관 내에 점점 쌓이게 되면서 심장근육으로의 원활한 혈액순환에 지장을 받게 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질병이 있거나 흡연자에게서 잘 발생한다.
확장성 심근증은 심장근육이 약해지고, 얇아짐에 따라 심장이 효율적으로 전신에 피를 보내지 못하는 질병이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근육의 일부분이 과도하게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500명당 1명에서 발생하는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대부분이 심각한 문제없이 정상적인 삶을 살지만, 증상이 없기에 진단이 늦어져서 예기치 않은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실제로 30세이전 급사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정기 검진을 통한 심전도 이상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장여구 인제대 서울백병원 외과 교수는 "심장마비는 내 가족들이나 내가 생활하는 곳에서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며 이 경우 119 대원이나 의료진이 오기 전에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 환자 예후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 관공서나, 소방서 또는 병원 등에서 시행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에 적극 참여해 기본적인 술기를 익히고, 최근 많이 비치되고 있는 자동제세동기의 위치 및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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